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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생의 체육잡설] 어쩌다 수석... 아주 오랜만에 근황을 전합니다. 블로그를 열어두긴 했으나 비밀번호를 잊을 만큼 자주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만큼 바빴는데, 이제는 지금보다 자주 로그인하고 포스팅도 더 많이 할 듯 싶습니다. 학교에서 역할이 조금 달라지게 되었고, 특별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한 상황이 비슷하게 유지될 것 같습니다. 수석교사 시험에 응시하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경기도교육청에서 수석교사 선발이 있었습니다. 수석교사에 대해 관심은 있었으나 작년에 수석교사 임용 시험이 부활하기 전까지 8년 동안 수석교사를 선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러한 관심은 다소 막연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작년에 공문이 왔을 때에도 큰 동요가 없었습니다. 올해 공문을 교감선생님께서 출력해주시기 전까지는...수석교사 선발은 남의 일이었습니다. 며칠 고민..
[한선생의 체육잡설] 공교육의 수요자는 누구인가? 요즘 숨을 돌릴 틈도 없을 만큼 바쁜터라 블로그를 거의 방치하고 있습니다. 근자에 제가 사랑하는 교단에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의 교육이 무너지고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제 주변에는 수요자 중심의 교육이랍시고 교사를 절벽 밑으로 내모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오래도록 고민해왔지만 말끔하지 않았던 생각을 이 글을 통해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공교육의 수요자는 학생과 학부모가 아니라 사회이다. 학교는 개인인 학생이나 학부모의 개별적인 취향을 맞추는 곳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좋은 사람을 만드는 곳이다. 현대 교육체제의 기틀이 마련된 이후부터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공교육은 철저하게 국가주도로 이루어져 왔다. 교육 내용과 방법은 국가(의 지시를 따르는 학교와 학교의 ..
[한선생의 체육잡설] 체육에서 사회정서학습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사회정서학습과 관련된 포스팅(https://betterthanever123.tistory.com/249)을 올린 뒤로 간간이 이곳에 들르는 분들이 계십니다. 비교적 최근에 올린 것으로 생각했는데 벌써 1년이 지났네요. 그 사이에 제가 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연구는 완료가 되었고, 2022년 2월에 한국스포츠학회에 게재가 된 상태입니다. 이라는 이름으로 출판되었습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제 논문을 아주 간단하게 소개하고 공유하려고 합니다. 이 논문은 초등학생들에게 신체활동에서 사회정서적 역량을 어떻게 길러줄 것인지에 대한 연구물로, 다음의 유의점을 염두에 두고 읽길 바란다. 1. 본 연구는 프로그램을 구안하고 실험을 하여 양적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 연구가 아니다. 2. 본 연구에서 제안된 사회정서적 역량 ..
[한선생의 체육잡설] 학교에서 바라본 초등체육교육학의 현황과 과제: 한 초등교사의 짧은 식견 지난 8월 6일, 초등체육학회에서 공주교대 김명수교수님의 발표인 에 토론자로 참여했었습니다. 다소 무겁고 중대한 담론에 개인적인 생각을 공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조심스러웠지만 학회의 학술위원인터라 토론자로 지정되었을 때 기꺼이(?) 받아들였습니다. 학술활동을 하는 연구자의 입장에서 논문 심사 의뢰나 발표 의뢰가 왔을 때 특별한 일이 없다면 거절하지 않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아주 오랜만에 올리는 이 글은 토론문의 내용을 독립적인 글로 고쳐본 것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조금 넓히길 기대하며 포스팅합니다. 현장 교사로서의 일을 하며 보고 느끼는 것과 연구자이자 학생으로서의 다양한 문헌에서 묘사된 학교의 모습에는 미묘한 어긋남이 있다. 이 글은 한 초등교사의 지극히 개인적이고 제한된 경험에..
질적연구 포스터 발표하기 지난 주에 평소에 많은 도움을 주시던 교수님께서 연락을 하셨습니다. 주말에 있을 학회에 포스터 발표를 할 수 있는지 여쭈어보셨습니다. 포스터 발표에 참가하는 팀의 수가 조금 아쉬워서 한선생도 발표에 참여할 수 있냐는 말씀을 하셨는데 평소 은혜를 입은 것이 많아 거절하기 어려웠습니다. 당시 사정은 그렇습니다. 저에게는 한 개의 원고(논문) A가 작성되어 투고 직전에 있었고, 진행 중인 연구 B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A가 철학적 관점에서 쓰인 고찰 논문이었기 때문에 포스터 발표를 하기가 많이 애매했습니다. 그래서 질적연구인 B를 포스터로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연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말이지요. 포스터 발표를 안 해 본 것은 아니었습니다. 몇 해 전에 스페인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실행연구로 포스터 ..
[한선생의 체육잡설] 피구유감(避球遺憾) 최근 들어 이 블로그의 유입 검색어 중에 피구와 관련된 것들이 눈에 띈다. 이 공간에는 피구를 하는 방법이나 다양한 피구 변형 게임을 다루지는 않는다. 종종 들르는 사람들은 알테지만, 오히려 피구에 대한 독설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곳이 여기일 것이다. 그럼에도 변형 피구, 피구 리그전, 피구 경기, 피구 게임, 교실 피구, 피구 규칙 따위의 키워드를 입력해 찾아온 방문객들이 꽤나 많다. 아마 이런 분들의 대부분은 나의 글에 처음에는 크게 실망할 것이며, 글을 대충이라도 읽고나서는 불쾌함을 느낄 것이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는 최근 2학기 전교 임원 선거를 위한 선거운동이 한창이다. 눈에 띄는 것은 후보들 중 상당수가 교내 피구 리그전을 하겠다는 식의 공약을 내걸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2년, 사실상..
[체화인지와 교육] 체화(emboidiment)에 대하여(하) 이 글은 지난 글에 이어 체화의 주요 개념에 대한 내용을 다룹니다. 최근 체육학에서 이야기하는 체현과는 조금 다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것은 체육계에서의 체현론은 주로 메를로 퐁티의 철학과 밀접하게 연결된 반면, 제가 이야기하는 체화는 메를로 퐁티의 영향을 받았거나 그와 유사한 학문적 영향을 받은 인지과학분야의 담론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이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난 글에서 이야기했듯, 여기에서는 다섯 가지 체화 인지 담론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1. 체화된 인지 이론 "어떠한 복잡한 개념, 예컨대 자본주의와 같은 추상적인 개념들 조차 그것과 관련된 매우 감각적인 경험에 기초해 형성된다. 누군가는 그것을 접하면서 공정이 주는 편안함을, 다른이에게는 경쟁이 주는 잔혹..
[체화인지와 교육] 체화(emboidiment)에 대하여(상) 개인적으로는 2022 개정 교육과정, 특히 체육 교과 교육과정이 어떤 방향으로 작성될지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새로운 교육과정에서도 교과서를 집필해야 하는 처지라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보다는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네요. 우연한 계기로 2022 개정 체육 교육과정의 주요 테마 중 하나가 체화(또는 체현, embodiment)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연구자로서 체화인지 이론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저에겐 반가우면서도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이 개념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 그리고 이것을 교육과정에 반영했을 때 실행 단계에서 구체화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체화에 대한 인지과학자들의 주요 설명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