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육에 대하여/교육 상념: 잡다한 생각들

(13)
[한선생의 체육잡설] 공교육의 수요자는 누구인가? 요즘 숨을 돌릴 틈도 없을 만큼 바쁜터라 블로그를 거의 방치하고 있습니다. 근자에 제가 사랑하는 교단에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의 교육이 무너지고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제 주변에는 수요자 중심의 교육이랍시고 교사를 절벽 밑으로 내모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오래도록 고민해왔지만 말끔하지 않았던 생각을 이 글을 통해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공교육의 수요자는 학생과 학부모가 아니라 사회이다. 학교는 개인인 학생이나 학부모의 개별적인 취향을 맞추는 곳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좋은 사람을 만드는 곳이다. 현대 교육체제의 기틀이 마련된 이후부터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공교육은 철저하게 국가주도로 이루어져 왔다. 교육 내용과 방법은 국가(의 지시를 따르는 학교와 학교의 ..
놀이체육비판(1): 환영받지 못할 이야기를 시작하며 글의 순서 (제목을 선택하면 해당 문서로 이동합니다.) 0. 정상 체육 서설: 건강과 유희를 넘어서 1. 놀이체육비판(1): 환영받지 못할 이야기를 시작하며 (현재 글) 2. 놀이체육비판(2): 산만하고 일회적인 활동으로부터 무엇을 가르칠까?(上) 3. 놀이체육비판(3): 산만하고 일회적인 활동으로부터 무엇을 가르칠까?(中) 4. 놀이체육비판(4): 산만하고 일회적인 활동으로부터 무엇을 가르칠까?(下) 5. 놀이체육비판(5): 비판의 근본적인 이유(上) 6. 놀이체육비판(6): 비판의 근본적인 이유(下) 나는 아주 오래 전부터 놀이 체육을 비판해왔다. 여기서 말하는 놀이 체육이란 신체활동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놀이를 의미한다. 최근 들어 교육의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는 여러 ‘놀이 교육’은 내 비판의 대상..
EBS 온라인 클래스 학생 진도 확인하기 몇 년을 글을 쓰는데에만 컴퓨터를 활용해서 그랬던 건지 홈페이지의 각종 탭을 확인하는 것조차 버벅대는군요. 아마 전국의 많은 선생님들께서 EBS를 활용한 온라인 수업을 활용하고 계실듯 한데요. 초등교육이 지식 전달 교육이 아닌데 이런 수업 방식으로 대체되는 것에 대해서 답답함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어찌되었든 당분간은 학생들의 학습 진도를 관리하는 매니져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우리의 몫일 듯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온라인 대체 수업에서 할 구체적인 행동 두세 가지가 될 것 같습니다. 1. 학생들의 개별 진도 상황을 확인하기 2. 학생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답하거나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기 3. 개별적인 과제 내주기 EBS 온라인 클래스를 둘러보며 드는 첫 인상은 '참 잘 해놓았다'라는 것이었..
[한선생의 체육잡설] 코로나19로 촉발된 초등교사들의 분노를 환영하며-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각급 학교들은 사실상 개점휴업중입니다. 저 역시 지긋지긋한 재택근무 중인데요, 제가 근무하는 지역은 이틀은 집에서, 하루는 학교에서 근무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누구는 이게 편하지 않겠냐고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아마 많은 교사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차라리 수업을 하게 해달라!' 일상의 파괴라고 할까요? 예년의 3월에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생활한다는 것은 결코 자연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십수년을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온 교사들에게는 더 부담스럽지 않을까 싶습니다. 1년 살이의 패턴이 엉망이 되었거니와, 학사일정이 지연되고 수업일수 조정에 따라 교육과정 운영 방식이 압축적으로 진행되어 '속도전'으로 치닫게 될 것을 생각하면 거북하기 그지 없습..
[한선생의 체육잡설] 강원도교육청 '놀이밥' 그리고 학교정책의 민낯 강원도 교육청이 올 3월부터 '놀이밥 100분'이라는 프로젝트를 시도하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다. 프로젝트의 취지는 아이들에게 놀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면서 동시에 학교의 돌봄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놀이를 밥처럼' 제공하는데, 1교시 수업 전 30분, 1,2교시 수업이 끝난 뒤 40분, 점심시간에 30분을 더하는 방식으로 100분의 놀이시간을 확보하고, 그로 인해 1,2학년의 하교시간을 3시로 늦춘다는 것이다. 물론 이 프로젝트는 강원도 내 10개 학교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하게 된다. (사진 출처: 동아일보) 놀이밥 100분은 우리가 마주한 인구 감소와 인격교육의 부재라는 심각한 상황에 대한 문제 의식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아이들의 놀이시간을 매일 1..
[한선생의 체육잡설] 잘못된 만남: 초등학교 스포츠강사 제도에 대하여(3) 이 포스팅은 앞선 내용과 이어지는 것으로 초등교사로서 오랜 생각을 정리한 것이다. (http://betterthanever123.tistory.com/167, http://betterthanever123.tistory.com/168) 글을 쓰는 시점을 기준으로 어제 7월 4일 반가운 기사를 볼 수 있었다. 초등 스포츠강사의 임금 인상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내가 직간접적으로 겪은 스포츠강사들의 삶을 돌아봤을 때 그 정도의 임금인상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이번 급여 인상 폭이 적을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과 무관하게 초등학교 스포츠강사 제도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점점 깊어만 간다. 돌아가는 꼴이... 배틀로얄이 따로 없다. '선한 의지'가 '선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청년 고용 창..
[한선생의 체육잡설] 잘못된 만남: 초등학교 스포츠강사 제도에 대하여(2) 앞선 글(http://betterthanever123.tistory.com/167)에서 이 주장에 나타난 내용 상의 문제점과 그럼에도 이 의견서가 위험한 까닭을 밝히기로 했다. 주장에 나타난 내용상의 문제점 1. 난상토론장에서 의견을 제시한 전문가들에 대하여 여기에 참여한 사람들의 구성을 살펴보면 과연 학교체육을 잘 아는 사람들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여기에 참여한 6381명 가운데 초등교사는 없다. -체육교사 3%, 스포츠강사 1%로 현장 종사자는 4%에 지나지 않는다. -난상토론에 참여한 사람들은 현장에 있거나 교육자가 아닌 체육 관련업계 종사자들(교수, 전공 대학원생 및 대학생, 퍼스널 트레이너, 스포츠 관련 회사 임직원, 운동 선수, 운동처방사, 스포츠..
[한선생의 체육잡설] 잘못된 만남: 초등학교 스포츠강사 제도에 대하여(1) 살인적인 일정 덕분에 일상이 산산히 부서진 채, 인간다움을 겨우 이어가며 지낸지 꽤 지난 것 같다. 어제는 아주 오랜만에 페이스북에 접속을 하게 되었는데 페친 한 분의 공유한 뜻밖의 글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름하여 '스포츠강사 정책에 대한 의견서'였다. 정확히 말하면 완성된 글이 아니었고 draft 버전이었는데 곧 완결된 논리를 갖춘 한 편의 글로 정리될 것이다. 글의 진행 정도나 주제도 중요하겠으나 더 중요한 것은 그 '의견서'의 수신자인데, 정책 입안자인 국회의 조승래 의원이었다. 의견서를 쓴 사람들은 여러명의 국내외 교수들이며, 대표 제출자는 누구나 다 알 법한 미국의 주립대학교에 재직중인 체육관련 전공의 한국인 교수였다. 의견 제출자들의 글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초등학교 스포츠강사들의 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