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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대하여/교육 고찰: 개념과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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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화인지와 교육] 체화(emboidiment)에 대하여(하) 이 글은 지난 글에 이어 체화의 주요 개념에 대한 내용을 다룹니다. 최근 체육학에서 이야기하는 체현과는 조금 다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것은 체육계에서의 체현론은 주로 메를로 퐁티의 철학과 밀접하게 연결된 반면, 제가 이야기하는 체화는 메를로 퐁티의 영향을 받았거나 그와 유사한 학문적 영향을 받은 인지과학분야의 담론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이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난 글에서 이야기했듯, 여기에서는 다섯 가지 체화 인지 담론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1. 체화된 인지 이론 "어떠한 복잡한 개념, 예컨대 자본주의와 같은 추상적인 개념들 조차 그것과 관련된 매우 감각적인 경험에 기초해 형성된다. 누군가는 그것을 접하면서 공정이 주는 편안함을, 다른이에게는 경쟁이 주는 잔혹..
[체화인지와 교육] 체화(emboidiment)에 대하여(상) 개인적으로는 2022 개정 교육과정, 특히 체육 교과 교육과정이 어떤 방향으로 작성될지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새로운 교육과정에서도 교과서를 집필해야 하는 처지라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보다는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네요. 우연한 계기로 2022 개정 체육 교육과정의 주요 테마 중 하나가 체화(또는 체현, embodiment)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연구자로서 체화인지 이론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저에겐 반가우면서도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이 개념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 그리고 이것을 교육과정에 반영했을 때 실행 단계에서 구체화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체화에 대한 인지과학자들의 주요 설명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합니..
[체화인지와 교육] 전이를 위한 변명 『전이와 역량 교육에 대한 비판적 이야기』 글의 순서 (제목을 선택하면 해당 문서로 이동합니다.) 0.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떠나보내며(프롤로그) 1. 조립과 분해라는 적절하지 않은 은유 2. 체화인지의 관점에서 되돌아본 역량 교육 신드롬 3. 전이를 위한 변명 각 포스팅의 내용이 길지 않습니다. 전체 내용을 읽길 추천합니다. 앞서 저는 형식도야론과 그 연장선에 있는 역량중심교육에 대해 비판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형식도야론에 따르면 내용과 무관하게 공부하는 과정에서 정신적 근육을 기를 수 있습니다. 형식도야론에서는 인간의 정신을 도야하는 데에 전통적 교과가 효과적이므로, 그 내용이 실제의 생활과 무관하더라도 교육적인 가치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기른 형식에 대한 능력은 다양한 문제에 ..
[체화인지와 교육] 체화인지의 관점에서 되돌아 본 역량 교육 신드롬 『전이와 역량 교육에 대한 비판적 이야기』 글의 순서 (제목을 선택하면 해당 문서로 이동합니다.) 0.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떠나보내며(프롤로그) 1. 조립과 분해라는 적절하지 않은 은유 2. 체화인지의 관점에서 되돌아본 역량 교육 신드롬 3. 전이를 위한 변명 각 포스팅의 내용이 길지 않습니다. 전체 내용을 읽길 추천합니다. 우리는 삶의 여러 장면에서 '조화'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대부분의 경우 여러 측면을 조화롭게 고려하기 보다는 한쪽으로 치우쳐 결정합니다. 특히 위치를 분명히 할 것을 강요받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죠. 정치나 사상의 문제의 경우에서 중립은 곧 '회색'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러한 문제는 교육적 가치관의 문제에서도 비슷하게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당대에 쟁점..
[체화인지와 교육] 조립과 분해라는 적절치 않은 은유 『전이와 역량 교육에 대한 비판적 이야기』 글의 순서 (제목을 선택하면 해당 문서로 이동합니다.) 0.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떠나보내며(프롤로그) 1. 조립과 분해라는 적절하지 않은 은유 2. 체화인지의 관점에서 되돌아본 역량 교육 신드롬 3. 전이를 위한 변명 각 포스팅의 내용이 길지 않습니다. 전체 내용을 읽길 추천합니다. 저는 체화인지 이론에 빠져 있는 사람으로서 앎이 은유적이라는 입장에 동조하는 편입니다. 체화인지에서는 앎이 감각운동경험에 의해 형성되어 은유적으로 작동한다고 봅니다(적어도 조지 레이코프의 견해에 동의하는 사람들은요). 저는 사람들의 인식론적 발상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누구든 인식론을 철학적으로 따로 공부하지 않더라도 개인적인 경험으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지식에 대한 관점을 형성..
[체화인지와 교육]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떠나보내며(프롤로그) 『전이와 역량 교육에 대한 비판적 이야기』 글의 순서 (제목을 선택하면 해당 문서로 이동합니다.) 0.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떠나보내며(프롤로그) 1. 조립과 분해라는 적절하지 않은 은유 2. 체화인지의 관점에서 되돌아본 역량 교육 신드롬 3. 전이를 위한 변명 각 포스팅의 내용이 길지 않습니다. 전체 내용을 읽길 추천합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아직 입에 달라붙지 않지만 이미 여러 해 전부터 2022년에 교육과정이 개정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지인을 통해 들은바로는, 1~2월 사이에 각 교과교육과정도 각 교과별로 시안이 마무리되어야 한다는데, 이번 정권 내에서 새로운 교육과정을 마무리지으려는 모양새입니다. 이제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떠나보낼 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사회정서학습(Social and Emotional Learning, SEL) 알아보기 최근에 뜻하지 않게 사회정서학습을 체육교과의 맥락에서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나에게는 매우 생소한 개념이었기에 몇몇 논문과 서적을 참고해 공부를 하고 있다. 사회정서학습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내가 겪었던 당혹스러움 내지 낯설음을 면하길 바라며, 공부를 하면서 정리한 변변치 않은 내용들을 가볍게 공유하고자 한다. (이미 연구는 22년 1월부로 완료되었고, 관련된 내용을 공유합니다: https://betterthanever123.tistory.com/264) 아마 검색을 통해 사회정서학습에 대해 조사를 한다면, 이 개념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러나 이 개념이 생소하다 하더라도 사회정서학습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어렴풋이 추측할 수는 있을 것이다. 이 말을..
경험의 원리: 계속성과 상호작용 '점프볼'은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운동 시설 중 하나이다. 위에 매달린 공을 손바닥으로 치도록 만든 장치인데, 낮은 단계부터 높은 단계까지 차례대로 매달려 있다. 점프볼을 제대로 치려면 자신이 점프하여 도달할 수 있는 공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만약 점프볼의 경험을 1) 높게 뛴다. 2) 손바닥으로 공을 세게 타격한다. 3) 성공에 대한 성취감을 느낀다. 라고 한다면, 치려는 사람에게 맞는 높이의 공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너무 낮으면 하체의 근력을 충분히 사용해 뛰지 못하고, 쉬워서 성취감도 느끼기 어려울 것이다. 반면에 너무 높으면 근육의 수축을 느끼며 뛰어 오를 수 있지만, 타격도 못하고 성취감을 느끼기도 어려울 것이다. 즉, 높이가 적절하지 않으면 점프볼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