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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에 대하여/수업일지

[한선생의 체육잡설] 수업되돌아보기(4월 4주차~5주차) : 경쟁활동-발야구 6~8차시

  밀린 수업 반성을 한번에 몰아서 하는 것도 상당히 고되다. 20년전 밀린 방학숙제를 하던 당시의 기분이 스멀스멀 느껴진다...역시 빨래와 숙제는 내일로 미루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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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시 수업 개요 

-준비사항폼볼 2모둠당 1, 라바콘 3개로 만든 야구 경기장

-준비활동: 강당을 빠르게 걷기

-본활동:

  연습발야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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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진적으로 규칙과 전략, 기능을 이해하는 수업으로 지난 차시 수업인 연습발야구 1에 이어 연습 발야구 2를 진행하였다. 연습 발야구 2 수업을 한 장의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다음과 같다.(클릭하면 커지는 사진은 포스팅 맨 아래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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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수업은 정확히 공을 굴리는 것과 굴러온 공을 차는 것, 스트라이크와 볼을 이해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점진적으로 규칙을 더하기 때문에 야구형 게임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도 과부하 없이 게임의 규칙과 전략을 이해하는 듯 하다. 가끔 강하게 던지기 위해 바운드가 되게 던지는 아이들이 있는데 그럴 땐 과감하게 ''을 선언했다.

 성별로 나누어서 수업을 하게 되면 대체로 여학생들 경기를 중점적으로 본다. 특히 야구와 같이 대부분의 여학생이 서툴고, 남학생이 잘 알고 있는 경우 여학생들을 집중적으로 관찰하고 규칙을 설명하는 것이 나중에 혼성으로 경기를 할 때를 생각했을 때 더 수월한 것 같다. 다툼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남학생들에게 준다면 아이들은 교사 없이도 스스로 규칙을 지키고 즐거운 마음으로 수업에 참여한다. 물론 가끔 애매한 상황에는 교사가 투입되어야 하지만-

  볼은 볼 넷이 아니라 볼 셋일 때 진루하게 하였고, 파울과 스트라이크를 합하여 셋이 될 때 아웃처리를 하도록 한 이유는 숫자 3으로 통일하려는 것 때문이었다. 3점 교대, 3아웃 교대, 3볼 출루, 3 파울+스트라이크 아웃...아이들에게 조금 더 쉽게 다가서려는 노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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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시 수업 개요 

-준비사항폼볼 1, 원마커와 훌라후프 4개로 만든 야구 경기장

-준비활동: 강당을 빠르게 걷기

-본활동:

  연습발야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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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타에 따라 한 칸 이상 주루할 수 있는 규칙을 적용해 연습 발야구 3를 진행하였다. 연습 발야구 3 수업을 한 장의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다음과 같다.(클릭하면 커지는 사진은 포스팅 맨 아래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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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차시부터는 한 번에 최대 2개의 베이스를 진루할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베이스는 야구 경기장과 똑같이 4개를 두고 경기장을 크게 만들 필요가 있었다. 어쩔 수 없이 강당 전체를 하나의 경기장으로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 교사의 관찰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여러 경기장을 동시에 운영하여 아이들이 최대한 많이 경험하는 수업을 하길 좋아하지만 환경적 제한 때문에 별 수없이 한 경기장에 전체가 참여하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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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어진 경기장. 필요에 따라서 베이스와 베이스 사이의 거리를 비균일하게 둘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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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수업에서는 장타에 따른 주루에 초점을 맞추었다. 나는 판정의 애매함이나 아이들이 규칙을 적용하는데 있을 어려움 때문에 야구형 게임에서 도루를 적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아이들이 장타를 쳤을 때 1루만큼을 갈 지, 2루만큼을 갈지에 대한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였다. 기준은 한 칸을 이동한 시점까지 수비수들이 공을 한 번이라도 잡았다면(터치가 아님) 더 이상 나갈 수 없지만 한 칸을 이동해 베이스를 밟았을 때 까지도 공을 잡지 못했다면 더 뛰어갈 수 있도록 했다. 물론 두 칸을 이동하다가 아웃이 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음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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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라후프와 원마커로 표시된 베이스. 훌라후프가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마찰력이 큰 원마커로 베이스의 중심을 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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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차시 수업까지 베이스에 있는 수비수와 주자 사이의 충돌이 많이 발생했는데 자칫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겠다는 고민이 들었다. 고민끝에 내린 결론은 '베이스를 크게 만들자'는 것이었다. 훌라후프로 베이스를 만들고 베이스 안에는 반드시 한 발 만 넣도록 했다. 훌라후프를 밟으면 무효, 두 발을 다 넣고 있으면 반칙으로 했다. 확실히 베이스가 커지고 나서 아이들이 충돌해서 발생하는 문제는 크게 줄었다.

  이번 수업에서는 부득이하게 홀수와 짝수로 나눠 혼성 팀으로 경기 운영을 하였다. 다만 상대적으로 규칙과 전략, 기능에 서툰 여학생들의 연습 기회를 충분히 주기 위해 투수와 내야수(경기장 모양과 크기, 운영상에 의해 1-2-3-홈 안의 다이아몬드 부분을 '내야'라고 정했다)는 여학생, 외야수는 남학생으로 하고, 1-2-3루수와 포수는 남학생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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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차시 수업 개요 

-준비사항폼볼 1, 원마커와 훌라후프 4개로 만든 야구 경기장

-준비활동: 강당을 빠르게 걷기

-본활동:

  연습발야구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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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플라이 아웃까지 포함한 온전한 발야구 경기를 하게 되었다수업을 한 장의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다음과 같다.(클릭하면 커지는 사진은 포스팅 맨 아래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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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차시 수업의 초점은 플라이아웃의 규칙을 이해하고 플라이 아웃이 되었을 때 이미 달려나간 주자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플라이 아웃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플라이 아웃이 되었을 때 주자들은 자신들이 있었던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 도루를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플라이 아웃 상황에서 다른 베이스로 진루해도 다시 되돌아가야하며, 병살(더블플레이)도 없기 때문에 수비수들은 플라이 아웃 선언 이후에 따로 공을 1,2,3루수나 포수에게 던질 필요가 없다. 이렇게 규칙을 단순화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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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이들이 나머지 기본적인 규칙을 충실히 이해하고

2. 정확하지 않은 판정으로 인해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고

3. 한정된 규칙에 따른 핵심적인 전략과 기능에 집중해 충분한 학습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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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사진들은 리그전 경기 사진이다. 리그전의 구체적인 운영은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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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수업 중 깨달음

  프로선수와 아마추어선수의 차이에 대해 아이들에게 이야기했다. 프로선수는 밥벌이로 운동을 하기 때문에 시합에서 이겨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지만 아마추어선수는 즐기기 위해 시합에 참여하기 때문에 이기든 지든 먹고 사는 데에 지장이 없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나서 아이들에게 물었다.

 

  "여기에 혹시 프로 선수가 있니?"

 

  당연히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이어서 물었다.

 

  "아마추어 선수들은 즐기기 위해서 시합에 참여하는데, 만약 경기에서 승리는 했지만 이기고 나서 기분이 나빠지면 그 선수는 정말 승리한 걸까?"

 

  잠시 정적이 흘렀고 아이들은 그건 승리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나는 아마추어 선수로서 학생들은 경기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경기에 참여하는 과정과 그 결과에서 즐거운 마음을 느꼈을 때, 심지어 경기에서 지더라도 웃으면서 마무리를 할 수 있다면 진정한 승리를 하는 것이고, 이기더라도 다툼이 일어나거나 불쾌한 마음을 담고 만다면 철저하게 패배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아이들은 이기는 게임을 하는 데에 너무도 익숙하다. 살다보면 질 수도 있다. 그나마 체육수업시간에서는 거의 50 50으로 성공과 실패가 갈리지만 이 세상에는 성공은 실패보다 훨씬 드물다. 개인적으로 나는 모든 극적인 성장은 실패에 대한 깊은 반성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실제로 많은 성공한 사람들이 그러한 과정을 거친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특이하게 실패는 나쁜 것으로 간주한다. 그건 아마도 어릴 적부터 성공을 강요당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성공을 할 수 있는 쉬운 도전만 하고, 실패를 통해 어떠한 교훈도 얻지 못하는 사람으로 자란다. 이런 교육으로는 큰사람을 만들지 못한다.

  체육수업시간이 즐겁기 위해서도, 아이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이겨야 즐거운' 체육수업은 피해야겠다. 아이들이 수업을 통해 실패를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그러지 못했지만 내 아이들 만큼이라도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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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안보이는 분들을 위한 클릭하면 커지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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