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포스팅은 한선생의 2016 이천교육지원청 초등교원 체육직무연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쓰여졌습니다.
개인적으로 학교교육에 대한 '우수사례'라든가 '모범사례'라고 소개되는 사례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 일반적인 인적자원이나 물적자원의 수준을 가진 학교에서 실현하기 불가능한 경우가 많고
또는 특이하고(쓸데 없음에도 신기하거나 이상하고) 그럴싸해보이는(겉만 번지르르한) 사례를 우수사례로
포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작정하고 미디어에 노출하고자 운영되는 학교 사업들도 많지 않은가.
그럼에도 한선생이 근무하고 있는 신하초등학교의 사례(라고 쓰고 내가 한 사례라고 읽는...)를 소개하고자 한다.
철저히 미니멀리즘에 입각한, 너무나도 쉽고 단순하여 어느 학교든 어느 교사든 노력만으로 가능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제일 먼저 체육수업에서 육상프로그램을 어떻게 적용하였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여기서 말하는 체육수업이란 '체육과 교육과정' 내에서의 수업이다.
학년 교육과정과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피구나 축구 등 아나공 수업과의 비교는 거부...자존심 상한다.
5학년 체육과 교육과정에는 뜀뛰기 활동이 도전활동으로 제시되어 있다.
구체적으로는 멀리뛰기와 높이뛰기이다.
멀리뛰기나 높이뛰기 수업의 특성상 대기 시간이 길 수 밖에 없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교구의 수량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한 번의 뜀뛰기를 위해 장사진으로 줄을 서 대기하게 된다.
나의 경우 이런 대기를 해결하기 위해 멀리뛰기를 일정 부분 학습하게 한 뒤의 차시부터는
높이뛰기와 멀리뛰기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스테이션을 세 개로 꾸몄다. 높이뛰기를 새로 배우며 동시에
이미 배운 멀리뛰기를 반복하여 숙련화하는 기회를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결정적으로 아이들의 대기시간이 줄이고, 실제적인 중강도 이상의 운동량(MVPA)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높이뛰기 매트는 겨우 하나 정도, 멀리뛰기장은 없거나 하나 정도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수업 구성은
배움의 기회를 증대하고 실제로 상당한 수준의 체력 향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다양한 물체의 던지기도 5학년 체육 교육과정에 포함된 내용이다. 이미 몇 번의 포스팅을 통해 소개한바 있다.
http://betterthanever123.tistory.com/49
http://betterthanever123.tistory.com/50
http://betterthanever123.tistory.com/51
찾아보면 육상을 교육과정 내에 적용하는 것은 아주 간단하다.
3학년과 5학년에는 도전활동으로 명시되어 있으며,
4학년과 6학년은 교육과정의 '건강활동'에서 거의 모든 활동이 달리기, 뜀뛰기, 던지기에 연결될 수 있다.
교육과정을 교과서에 한정하지 않고 교사의 전문성에 기대어 재해석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가능하며,
그 내용에 대해서도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간이 해머 던지기 영상은 아래 포스팅을 참고하시라
http://betterthanever123.tistory.com/50
체육수업으로서의 육상 프로그램의 다음으로, 학교체육 이벤트로서의 육상활동을 소개한다.
아.육.대. 아이'돌'이 아니라 아이'들' 육상경기대회이다.
명절마다 몇몇 아이돌들을 조명함으로써 반짝 빛나게 하는 그 프로그램의 패로디다.
이런 행사를 꾸릴 때에 조금 더 신경쓸 부분은 학생들이 이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이다.
실제 활동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어떤 의미로 인식하느냐는 더 중요하다.
그러기에 근사한 외적 장치가 필요하다. 육상 자체가 비교적 단조롭기 때문에
신체의 움직임 이외의 요소들을 관리함으로써 학생들의 몰입과 참여를 높여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나는 약간의 포토샵 작업을 통해 앰블럼을 수정해 사용했다.
실제로 100미터의 트랙을 그릴 수 없는 운동장이 대부분이다. 내가 근무하는 신하초등학교도 마찬가지.
그래서 곡선주로를 포함해 100미터 트랙을 만들었다. 물론 50미터 코스도 좋다.
하지만 이미 PAPS때 뛰어본 거리인지라 재미와 생소함을 더하기 위해 곡선 주로를 더했다.
멀리뛰기는 몇 단계의 급간으로 점수를 계산했다. 1미터부터 50센티미터 단위로 단계를 두었다.
측정이 용이할 뿐만아니라 아이들이 자신의 기록에 대해 가시적으로 확인한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
포환던지기는 1미터 단위로 급간을 나누었다. 이미 1학기때 무거운 물체를 밀어던지는 방법을 학습했지만
생각처럼 자세가 잘 나오지는 않았던 것이 아쉬웠다.
종목별로 경기가 끝나면 점심시간 이전에 기록지가 게시된다.
흥행을 위해 2학급씩 진행되어 하루면 한 종목을 충분히 진행할 수 있다.
기록은 개인 기록과 반별 점수로 나뉜다.
개인 기록은 남녀 상위 10등까지의 학생들을 게시하고,
반별 점수는 모든 학생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산된 점수가 게시된다.
이 포스팅을 보는 몇몇은 이렇게 생각할런지도 모른다.
'별거 아니네'
하지만 단순한 것은 강하다. 직접 경험한 바로는 아주 의미있는 시도였다.
달리기 만큼 단순하며 아이들이 만족하는 활동도 없다.
쇠공을 처음으로 던져본 아이들은 던지는 것 만으로도 즐겁고 새롭다.
앞서 육상처럼 움직임이나 변수가 단조로운 활동일 수록 외적인 것들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경기결과의 게시가 그런 외적인 것 중 하나이다.
경기는 하루에 끝나지 않고 순차적으로 이루어진다. 기록도 순차적으로 게시된다.
아이들은 반별 점수(경기 결과)를 보고 다음 종목에는 더 열심히 할 것을 다짐한다.
10위 안에 든 아이들은 으쓱한다. 교내 곳곳에 게시되어 다른 학년들에게도 이름이 노출된다.
아이들은 나름의 '입신양명'을 한다.
이런 육상 프로그램은 교실에서도 가능하다. 이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다루겠다.
-3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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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런 강의자료(20160927).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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