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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에 대하여/체육일반

[한선생의 체육잡설] "참 나쁜 체육수업이네요!"(2)

 

"참 나쁜 체육수업이네요!"(1)에서 계속

http://betterthanever123.tistory.com/136 

 

5. 체력운동을 '삼청교육대 혹은 군기잡기'로 연결짓기

 

체육수업시간에 똥군기 잡을 필요가 없다. 아이들을 말로 감화시키는게 교사의 전문성이다.

 

  요즘도 이런 식의 체육수업을 하는 교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체육수업의 장기적인 목적은 성인이 되더라도 생애 전반에 걸쳐 신체활동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건강을 증진하고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체육수업에서 말썽을 부리는 학생들을 교화할 목적으로 체력운동을 시킨다면 앞서 진술한 체육수업의 목적과는 정반대의 효과가 나타난다. 학생 통제의 목적으로 운동장 뺑뺑이를 돌린다거나 팔굽혀펴기, 앉았다 일어서기를 시키는 것은 체력운동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게 되고, 다른 학생들 앞에서 망신을 줄 뿐, 어떠한 교육적인 효과도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활동 특성상 제외가 발생하는 피구나 태그형 게임과 같은 활동에서 타임 아웃의 방법으로 가벼운 체력운동을 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팔벌려 뛰기 20번을 하고 나면 다시 게임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은 개별 학생들의 타임아웃 시간을 재지 않고도 학생 스스로 적정 시간의 타임아웃을 스스로 할 수 있게 한다. 또한 타임아웃 시간동안 신체활동을 함으로써 MVPA(Moderate Vigorous Physical Activity)를 유지할 수 있으며, 게임의 한 판이 끝나기 전까지 제외되는 것이 아니라 다시금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쓸모가 있다고 생각한다.


 

 

6. 대장이 팀 나누기

 

뽑는 아이들은 몰라도 뽑히는 아이들은 어떤 기분일까?

 

 대장이 팀 나누기는 교사 또는 학생들이 지정한 대표학생 둘 이상이 팀 구성을 위해 다른 학생들을 선택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많은 종류의 게임이 팀 나누기를 필요로 한다. 팀을 나누는 방법이 매우 다양한데, 학생 대표가 팀을 나누는 것이 체육 수업에서도 많이 사용된다. 이 방법은 팀 사이의 게임 수행능력에 대한 균형을 위해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긍정적인 점보다 부정적인 점이 더 많다. 누군가는 제일 먼저 선택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가장 마지막에 선택될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우리 학생들을 다른 학생들 앞에서 창피함이나 당혹스러움, 비하, 상처를 겪게끔 내버려둔다. 이러한 팀 구성 방법은 이른바 '교사의 재가를 받은 정신적 고문 행위'라고 할 수 있다. 팀 구성에 있어서 적재적소에 맞게 학생들의 팀을 짜고 포메이션을 정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교사의 몫이다.

  교사가 전적으로 팀을 구성하는 방식을 피하고 싶다면 다른 방식을 써야 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학생들 스스로 평가하는 '비슷한 실력'인 학생들의 짝을 짓게 하여 가위바위보의 승패에 따라 팀을 나누게 한다. 실력의 비슷한 정도를 파악하는 것은 교사가 관찰한 내용과 학생들의 상호평가를 기준으로 하면 된다. 실력에 따라 짝짓기가 공정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먼저 짝이 맞지 않는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생각보다 공정하게 짝을 지을 수 있다.

 

 


7. 태릉선수촌과 학교의 혼동

 

체육수업은 기능적으로 프로페셔널한 인간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미래의 국가대표선수들이 학교에서 발굴된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체육수업은 선수를 선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뿐만아니라 체육수업시간은 학교 간 경기를 위한 학교스포츠클럽 선수를 선발하는 시간도 아니다. 체육수업은 체육수업 만의 목표가 있고, 그것이 운동부 선수 선발이나 학교스포츠클럽 활동과 겹쳐지는 부분은 많지 않다. 물론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 프로선수들이나 할 법한 운동을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체육수업은 생애전반의 신체활동의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활동에 초점을 두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가르쳐져야 한다. 여기에서 조직적이고 체계적이라는 말은 스포츠 자체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의 속성과 신체 움직임을 가르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체육수업은 신체를 사용하여 움직이는 방법부터 시작하여 걷기, 달리기, 수영하기, 자전거타기, 웨이트트레이닝하기, 배드민턴하기 등과 같은 것을 가르쳐야 한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의 체육수업에서 레슬링을 가르친다? 그건 아니올시다!

 

 

 

8. '남은 시간은 올스타 팀의 경기를 관람하겠습니다.'

 

올스타로 뛴다고 크게 영광스러운 것도 아니다. 하지만 선택되지 않고 관람하는건 다른 문제이다.

 

  대부분의 학교는 한 학급 전체가 대집단의 스포츠게임을 하기에는 공간이다 도구, 시설이 충분하지 않다. 그러다보니 수업시간에 학급 전체를 몇개의 모둠으로 나누어 인터벌 방식으로 게임에 투입하는 경우가 많다. 전체를 4개 모둠으로 나눈 뒤, 처음 5분은 A, B모둠, 그다음 5분은 C, D모둠이 경기장을 사용하는 방식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이런 수업에서 수업 시간이 몇 분 남지 않는 경우 교사는 얼마나 모둠들의 경기를 회전시킬지, 과연 공평하게 참여기회가 돌아갈 지 판단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교사들은 각 팀의 '베스트 멤버'로 구성된 올스타팀 둘을 꾸려 경기를 하게 하기도 한다. 이 경우 '대장이 팀 나누기'와 '태릉선수촌과 학교의 혼동'의 불쾌한 조합이 발생한다. 각 팀은 누가 올스타팀에 들어갈지 결정해야 하고, 나머지는 앉아서 보기만 해야 한다.

  체육수업시간에 일부만 참여하고 나머지는 대기하거나 관람하는 일체의 수업형태는 '참 나쁜 체육수업'이다. 그것이 체육 수업에 대한 철학의 부재이자, 체육수업자로서의 책임감 결핍과 기획력 부족임을 스스로 느끼고 최대한 피하기 위해 노력하자.


 

 

9. '나는 출석을 부를 테니 오와 열을 맞춰라!'

 

"오와 열을 맞춰라!"

 

  우리나라에서는 체육수업을 할 때 출석 확인을 하는 일이 많지는 않지만 출석을 부를 때 학생들이 줄맞춰 앉아 있는 것은 피해야 한다. 가뜩이나 짧은 40분 중 일부를 할애하는 것인데, 교사가 출석을 부르는 동안 학생들이 가만히 있는 것은 시간의 낭비이다. 출석을 부를 때 교사가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한 상태를 유지하며 즉흥적인 활동을 하거나 또는 자기주도적으로 워밍업을 하거나 적절한 동적 스트레칭을 하는 것은 어떨까?

  비단 출석 점검의 경우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체육수업시간에 학생들이 일제히 교사의 설명이나 시범에 집중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굳이 학생들의 움직임을 통제할 필요가 없다. 칼같이 줄을 맞춰 앉아 있을 필요는 더더욱 없다. 줄을 맞춰 앉는 과정에서 움직임은 정지가 되고 체온은 떨어지게 된다. 체육수업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충분한 움직임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참고문헌

•Williams, N. (1992). The physical education hall of shame. Journal of Physical Education, Recreation and Dance, 63 (6), 57-60.

•Williams, N. (1994). The physical education hall of shame, part II. Journal of Physical Education, Recreation and Dance, 65 (2), 17-20.

•Williams, N. (1996). The physical education hall of shame, part III. Journal of Physical Education, Recreation and Dance, 67 (8), 4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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