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썼던 논문을 토대로, 2024 제7회 유초특 수석교사와 함께하는 수업 페스티벌의 자료집 <수업을 말하다>에 기고했습니다. 이곳 블로그에도 원고를 다섯 조각으로 나누어 포스팅합니다(긴 글을 읽기 부담스러워 하시는데...조삼모사 같긴 합니다만, 나눠 올려봅니다). 놀이가 만능양념장으로 쓰이는 최근의 트렌드에 비판적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이 있는지 생각해볼 기회가 되길 바라며 독자분들에게 공유합니다.
《 글 순서 》
1. 들어가며
2. 놀이를 깊게 보기
3. 놀이의 교육적 가치 톺아보기
4. 교육의 놀이화가 가진 한계점
5. 맺으며: 교육에 놀이를 더하기 위한 적합한 방안
5. 맺으며: 교육에 놀이를 더하기 위한 적합한 방안
놀이를 교육에 활용한다는 것은 교육적 맥락에서 놀이의 요소를 부분적으로 활용하는 것이지, 교육을 놀이로 갈음하는 것이 아니다. 앞서 도출한 요소인 자발성과 자율성, 내재적 동기, 즐거움, 긴장감, 몰입은 교육적인 맥락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자율성은 교육에 대한 참여나 선택에 대한 학습자의 지각된 권한으로, 자발성은 과제참여에 대한 학습자의 필요 및 욕구로 해석되어야 한다. 즐거움과 내재적 동기는 학습자를 유인하고 관심을 유지하는 원천으로서 호기심을 일으키고 참여를 지속하게 하는 요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긴장감과 몰입은 학습자의 수준에 적합한 난이도의 과제에 학습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심리적 상태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교육에 놀이의 요소를 활용하는 문제는 자발성과 자율성, 내재적 동기, 즐거움, 긴장감과 몰입을 적정 수준에서 드러내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것이다.
놀이가 교육 내용이나 방법으로 맹위를 떨치는 원인이 여럿 있겠으나, 이러한 현상이 적어도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오는 교과교육의 전통적인 내용이나 수업 방식이 학생들의 만족스러운 학습 참여를 이끌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초등학교 현장의 주류적 사고를 반영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따라서 교과의 학습이 학생들에게 놀이적 만족감을 주려면, 주제 또는 주제를 가르치기 위한 과제의 개발 단계에서 세심한 고려가 요구된다.
개발에서 세심하게 고려한다는 것은 수업 단위로서의 차시에서 어떤 과제를 활용하는가와 관련된 것이다. 종목이나 과제의 선정은 학생들의 학습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단원의 주제인 종목은 학생이 단원의 전 과정을 학습한 최종적인 상태에서 온전히 수행할 수 있어야 하며, 차시의 과제는 주어진 시량 안에 학생들이 충분히 배울 수 있어야 한다. 내용이 학습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렵거나 계획된 교육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쉽다면 학습에 대한 재미와 즐거움, 몰입, 긴장감 등을 유발하기 어렵다. 교육이 놀이적인 성질을 가지려면 적당한 어려움에 도전하여 성공할 수 있는 수준의 내용을 발전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따라서 놀이를 교육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요구된다. 첫째로, 교육과정의 내용을 반영한 과제의 형태로 개발되어야 하며, 둘째로 교육과정의 내용을 계속적이고 계열적으로 지도하기 위해 놀이 과제를 포함한 다양한 과제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패키지로 개발되어야 한다.
이 글에서 놀이에 대한 비판적 관점은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장려하기 위한 현장 교사들의 진정성을 폄하하거나 매도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현장에서 유통되는 수많은 놀이 활동은 아동들의 심리적·생리학적 욕구를 충족하며, 인지적 이해하고 심동적으로 수행될 수 있는 것들로, 현장의 임상적 검증을 마친 콘텐츠라는 점에서 값진 것들이다. 그러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며, 칼도 날이 서야 쓴다. 놀이가 교육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증진하지 못한다면 놀이는 놀이일 뿐 교육이 될 수 없다. 놀이의 교육적 측면을 강화하는 노력이 뒤따른다면 놀이를 통해 수업을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은 합리적인 길 위에 서게 될 것이며, 그 길을 따라 정진하는 것은 교육의 놀이적 접근이 진정성과 전문성의 토대를 갖추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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