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포스팅에는 새로운 버젼의 패싱볼을 소개할뿐아니라, 패싱볼을 배우기 위한 추가 과제(활동) 및 수행평가자료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기의 자료들을 활용한다면 한 학기에 가르쳐야 하는 경쟁영역을 무난하게 지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역형 경쟁 수업을 찾아 오셨다면 끝까지 잘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 중단원으로 축구나 농구, 플로어볼 등을 대신해 패싱볼을 지도하신다면 다음과 같은 수업 흐름을 권장해드립니다.
공을 정확하게 던지고 받기(1차시)→수비를 피해 공을 안전하게 주고 받기(2~3차시)→모둠별 패싱볼 대회(학급대회, 2차시)→학급대항 리그전 준비하기(작전/응원 등, 1차시)→다른 학급과 경기하기(1차시 이상)→중단원 정리하기(소감 및 배운점 보고서로 작성하기, 1차시)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포함하여 한 동안 영역형/침범형 게임은 4학년의 '경쟁' 영역에서 다루어졌다. 그동안 여러 체육교과서에서는 손/발/도구라는 프레임에 맞춰 영역형 게임을 손으로 하는 영역형 게임/발로 하는 영역형 게임/도구를 조작하는 영역형 게임으로 제시해왔다. 필자가 체육교과에 관심을 가진 이래 지금까지 살펴본 영역형 게임의 사례들은 다음과 같다.
손으로 하는 영역형 게임: 대장공, 농구, 플래그풋볼, 츄크볼
발로 하는 영역형 게임: 축구
도구로 하는 영역형 게임: 플로어볼
흥미로운 것은 많은 교과서에서 손으로 공을 다루는 영역형 게임이 비교적 다양한 반면에 발로 하는 것은 축구, 도구로 공을 다루는 것은 플로어볼을 벗어나기 힘들다는 점이다. 그런데 초등학생의 기능 수준을 넘어서 생각해봐도 발로 하는 것은 축구 이상을 떠올리기 어렵고, 도구를 사용하는 경우도 하키나 아이스하키, 라크로스 이외의 것을 생각하기 힘들다.
그런데 종목이 제한된다는 것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초등학생에게 영역형 게임을 가르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영역형 게임은 다른 유형의 게임들(표적형 게임, 네트형 게임, 필드형 게임)보다 전략적으로 훨씬 복잡한 상호작용을 가지는데,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공을 다루는 것조차도 어려워 단원이 다 끝날 때까지 전술적인 안목을 얻지 못하는 일이 많다. 사실상 교육 실패가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말이다. 우리는 축구이건 농구이건간에 거의 모든 영역형 게임 수업에서 공을 가진 학생은 질주하거나 공을 멀리 차고(또는 던지거나 쳐 보내고) 나머지 학생들은 공을 쫓아 우르르 몰려다니는 장면이 연출되는 것을 질리도록 보아 왔다.(유일한 예외가 있다면 기능적 장벽이 비교적 낮은 7차교육과정의 대장공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런 문제에도 교사 입장에서는 딱히 대안이 없어서 축구나 농구, 플로어볼을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꽤 오래전에 '패싱볼 게임'이라는 이름으로 대장공과 플라잉디스크 얼티밋을 혼합한 형태의 게임을 소개한 바 있다.
이번 글에서는 수정된 버젼의 패싱볼 게임을 소개하고자 한다. 수정된 버젼의 패싱볼은 대장공이나 얼티밋과 분명한 차이를 보이며, 영역형 게임의 기본 속성을 지도하는데 더욱 효과적이다.
수정된 형태의 패싱볼은 올 여름에 한국초등체육학회 및 한국스포츠교육학회, 학교체육진흥회가 공동주관한 2021 스포츠교육 한마당에서 발표된 것으로 패싱볼의 최신 버젼이다(사실은 나의 원격 연수와 서적에서 더 먼저 언급되었으나, 공적인 자리에서 발표된 것은 스포츠교육 한마당이 최초이다).
가장 핵심적인 규칙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공격과 수비를 나눠 진행한다.
2. 공격팀은 공을 패스로 연결해 엔드존에서 받으면 점수를 얻는다.
3. 수비팀은 공격팀이 패스한 공을 블로킹해 떨어뜨리게 만들거나 중간에 가로챈다.
4. 공격팀이 공을 떨어뜨리거나 빼앗기는 것을 포함해 3회 파울을 하면 공격과 수비를 바꾼다.
아래 그림을 한 번 보자.
아래 영상을 보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세부규칙을 살펴보자.
A. 팀을 나누어 공격과 수비의 순서를 정한 뒤 경기장 끝에서 마주선다.
B. 공격팀의 규칙
- 공격팀의 목표는 세 번의 기회 동안 공을 떨어뜨리지 않고 상대편 엔드존에 있는 같은 편의 선수에게 성공적으로 패스하여 점수를 얻는 것이다.
- 선수들은 뛰거나 걷는 등 이동할 수 있지만, 공을 든 상태로 이동할 수 없다(단, 한 발을 바닥에 댄 채로 피벗은 가능). 공을 가지고 있는 선수는 같은 편 선수에게 공을 던져 줄 수 있다.
- 공을 받은 선수는 5초 이내에 같은 편 선수에게 패스해야 한다.
- 공을 든 선수는 그 자리에서 수비팀 선수를 태그할 수 있다. 이때 수비팀 선수가 태그 당하면 타임아웃으로 경기장 밖에서 팔벌려뛰기를 10회 하고 다시 경기에 참여할 수 있다.
- 공은 바닥에 닿거나 상대편에게 빼앗겨서는 안 된다. 공을 바닥에 떨어뜨리거나 상대편에게 빼앗기면 한 번의 공격 기회를 소비한 것이 된다. 이때 공격팀은 엔드존에서 게임을 다시 시작한다.
- 슈팅 제한 구역 안에서 던진 공은 엔드존에 있는 공격팀이 받아도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 경우 패스로 취급되며, 경기는 계속 진행된다.
C. 수비팀의 규칙
- 수비팀의 목표는 공격팀이 공을 바닥에 떨어뜨리게 하거나 공중에서 공격팀의 공을 가로채는 것이다.
- 선수들은 상대편이 들고 있는 공을 직접 빼앗을 수 없다. 공을 빼앗기 위해서는 상대편이 던진 공을 공중에서 가로채야 한다.
- 만약 공격팀의 공을 바닥에 떨어뜨리지 않고 가로채면 수비팀이 1점을 얻는다.
D. 게임의 개시와 공격-수비의 역할 교대
- 공격팀 중 한 명이 엔드존 밖으로 움직이면 게임이 시작된다.
- 공격팀이 공을 바닥에 떨어뜨리면 엔드존에서 다시 게임을 시작한다.
- 공격팀이 공을 바닥에 세 번 떨어뜨리면 공격과 수비의 역할을 교대한다.
써놓은 것이 길어보이지만 다른 영역형 게임 종목들의 규칙에 비할 바는 아닐 것이다. 패싱볼의 강점은 기능적 요구가 적으면서도 아래에 제시된 영역형에서 가르쳐야 할 요소들은 다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이유로 필자는 축구나 플로어볼, 농구를 대신하여 지도할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패싱볼이 모든 학생들이 영역형 게임을 학습할 수 있도록 만든 간단한 게임이라고 해도 최소한의 기능과 기술에 대한 요구사항은 있다. a)공을 던지고 받는 능력과 b)상황을 빠르게 판단해 공을 받을 위치에 가 있거나 수비하기 좋은 위치를 잡는 능력이다. 이것과 관련하여 아래의 내용들을 2~3차시(중학년의 경우 그 이상) 연습을 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시한 활동들은 단순한 활동이지만, 조의 구성원을 바꿔가며 연습을 하거나, 제한시간을 달리하는 방식, 팀을 정해두고 경쟁을 붙이는 방식 등을 활용하면 지루함을 줄일 수 있다.
게임 수업의 핵심은 학생들이 실제로 본 게임을 많이 해보는 것이다. 운동 기능을 많이 요구하는 종목은 기술 연습을 하는 데 시간을 많이 빼앗긴다. 문제는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기능(패스, 드리블, 슈팅을 위한 손과 발의 움직임, 도구 조작 능력)에 쩔쩔매느라 전략적 움직임을 배우는 데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면에 패싱볼이라면 짧은 기능 연습 후에 곧바로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 또, 학생들이 팀을 구성하고 스스로 다른 팀과의 게임을 대비해 연습하는 학생 주도적 게임 수업을 하는 데 유리하다.
여기에 더해, 중단원 수업으로 운영하고 수행평가까지 할 수 있도록 평가 예시안을 공유한다. 내용은 그림파일로 확인하고, 사용하고자 한다면 HWP파일을 다운 받아 학교에서 사용하는 양식에 맞추면 될 듯하다.
아나공 수업으로 피구 대신 무엇을 할 지 찾는 선생님,
교내 학교스포츠 리그전에 무얼 활용할지 고민하는 선생님,
축구나 농구 이외에 영역형 게임을 가르치고 싶은 선생님께 자신 있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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