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체육비판(3): 산만하고 일회적인 활동으로부터 무엇을 가르칠까?(中)

 

글의 순서 (제목을 선택하면 해당 문서로 이동합니다.)      0. 정상 체육 서설: 건강과 유희를 넘어서      1. 놀이체육비판(1): 환영받지 못할 이야기를 시작하며      2. 놀이체육비판(2): 산만하고 일회적인 활동으로부터 무엇을 가르칠까?(上)      3. 놀이체육비판(3): 산만하고 일회적인 활동으로부터 무엇을 가르칠까?(中)  (현재 글)      4. 놀이체육비판(4): 산만하고 일회적인 활동으로부터 무엇을 가르칠까?(下)      5. 놀이체육비판(5): 비판의 근본적인 이유(上)      6. 놀이체육비판(6): 비판의 근본적인 이유(下)

 

 

  이야기하기에 앞서, 이 일련의 글에서 비판하고자 하는 ‘놀이 체육’에 대해 좀 더 뚜렷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나의 글에서 비판하고자 하는 놀이 체육이란 지난 포스팅과 이번 포스팅의 제목과 같이 ‘산만하고 일회적인 활동’으로서의 신체적 놀이를 의미한다. 내가 문제 삼는 ‘놀이 체육’은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 학교급/학년군별 교육과정과 관련성이 부족한 신체적 놀이
  - 체육교육의 본질과 무관한 교육적 가치로 윤색된 신체적 놀이
  - 일회적 활동으로 제시된 신체적 놀이
  - 커스터마이징 없이 사용되는 모듈로서의 신체적 놀이
  - 단원의 일관성과 무관하게 백과사전 식의 목록 중 적당한 것을 뽑아 쓰는 신체적 놀이

 

  비교육과 무교육으로서의 신체활동, 그것이 내가 비판하는 초등교육의 한 현상으로서 ‘놀이 체육’이다.

 

  그렇다면 전통적 스포츠를 가르치는 것이 답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신체적으로 덜 성숙하거나 움직임 경험이 부족한 보통의 초등학생들에게 전통적 스포츠를 가르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 그 어려운 종목들을 제한된 시간 안에 가르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학생들의 수준을 고려하여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야기하는 게임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RISS에서 내 박사학위 논문을 다운 받아 읽길 바란다(한 초등교사의 체화주의적 체육수업 실천과 성찰). 지루한 내용이지만 다 읽고 나면 나의 생각이 놀이 체육을 추구하는 교사들의 교육관과 상당부분 겹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성인의 소방훈련과 아동의 소방훈련이 같을 수는 없다. 체육의 제재도 마찬가지 아닐까? (사진: Wikimedia Commons)

 

  나는 초등학교 체육 교과의 신체활동 제재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한 신체활동 제재는 철저하게 교육과정을 가르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새롭게 게임을 창안할 때, 중요한 기준은 학생들의 흥미나 적정수준의 신체활동량 확보가 아니다. 기준은 성취기준이 요구하는 경험의 질적 향상에 기여하느냐이다. 그러한 기준 밖의 신체적 놀이는 체육 교과의 제재로 부적합하다.

 

  또한 그러한 게임은 실제로 학생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회적인 체험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핵심적인 주제를 계속적으로 체험하게 하고, 점진적으로 경험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계열성이 있는 내용들을 포함해야 하며, 그러한 내용을 학습함으로써 다른 신체활동들과 공통점과 차이점을 바탕으로 통합적인 경험을 형성하는데 기여해야 한다.

 

  요약하자면, 초등학생들을 위한 체육교과의 신체활동 제재는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놀이로 부르건, 게임으로 부르건 간에, 학생들의 신체적 발달이나 운동 경험의 수준에 맞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모든 놀이나 게임이 체육교과의 제재가 될 수는 없다. 적절한 신체활동 제재는 교육과정이 요구하는 성취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또한 연속적이고 점진적인 과제를 제시하여 실제로 학생들의 움직임을 질적으로 진보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번 글에서 제기한 기준들은 너무 당연해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런 점에서 나는 이런 기준에 부합하는 체육교육을 ‘정상 체육’이라고 부르고 싶다. 만약 놀이가 체육교육이고, 교육이라면 교육적으로 정상적이어야 할 것이다. 좋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좋은 것이어야 하며, 교육적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교육적인 것이어야 한다. 놀이가 정상 체육이 될 수 있으나, 적어도 지금의 한 현상으로서의 놀이 체육은 정상 체육과는 거리가 있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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