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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체육의 관점의 하강
앞선 포스팅에서 초등교육의 전문성을 전면적 관계에서의 교육과 초등학생의 학습자로서의 특성으로 설명했다. 두 가지 관점과 관련하여 '관점의 하강'이라는 흥미로운 설명이 가능하다.
관점의 하강 (천지애 박사님의 강의 내용을 참고)
시쳇말로 '고등학교 선생은 고등학생 수준, 초등학교 선생은 초등학생 수준'이라는 표현이 있다. 이러한 생각에는 성인이 배울 내용이 더 어렵고 고차원적이기 때문에 성인교육이 어렵고, 성인교육자는 더 높은 전문성을 지닌 것에 비해 아동이나 유아들이 배울 내용이 더 쉽고 저차원적이기 때문에 아동 및 유아 교육이 쉽고, 그들을 가르치는 교사는 더 낮은 수준의 전문성을 가진 것이라는 전제를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교육이 이루어지는 현상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교육에서 '내용'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착각과 관련이 있다. 기실 교육에는 내용만 있다는 생각이 우리 교육을 망쳐왔다. 매번 교육과정이 달라지는 이유 중 하나는 현장 수업의 변화가 미비하기 때문인데, 우리 교육에서는 여전히 내용을 이해하고 암기하는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7차교육과정부터 지금의 2015 개정교육과정까지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지만 계속해서 교육과정을 갈아 엎는 핵심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수업이 달라지지 않아서이다. 이러한 더딘 교실의 변화는 단순히 교사들의 태만으로 볼 수 없으며 사회전반에 걸친 교육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그것에 따른 학교에 대한 잘못된 기대 탓이다.
다시 관점의 하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교육자들은 성인으로서 학습자를 가르친다. 그러한 성인 교육자가 성인의 사고방식으로 성인을 가르치는 것은 특별한 사고나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학습자가 어릴 수록 교육자와 학습자의 인지구조상의 차이가 더 커진다. 즉, 성인 학습자가 성인의 사고 방식으로 아동이나 유아를 가르칠 수 없기 때문에 눈높이를 맞출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런 눈높이 맞추기가 단순히 내용이나 방법을 쉽고 단순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관점의 하강'이 필요한 것이다.
영화 에라곤의 한 장면. 주인공은 자신의 용과 시야를 공유하는 마법을 사용한다.
영화 에라곤을 보면 주인공은 자신이 타고 있는 용과 시야를 공유하는 마법을 사용한다. 이 마법을 사용하면 인간인 주인공은 용이 바라보는 사물의 모습대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 영화에 빗대어 표현을 하였으나 초등교사의 전문성을 이 장면만큼 잘 표현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성인인 초등교사는 아동인 초등학생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아동을 이해할 수 있고, 그들에게 적합한 교육을 할 수 있다. 많은 초등교사는 2~30년 이상, 최소 12년 이상의 인식과 사고방식의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능력은 쉽게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 현장에서의 풍부한 직간접적인 경험을 통해서만 길러질 수 있는 것이다. 아동을 이해하는 능력, 그리고 그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교육 내용과 방법을 선정하는 안목이 초등교사만이 가지는 전문성이다.
이러한 초등교육의 전문성에 대한 이론들은 초등체육교육을 전공하고 있는 나에게도 많은 고민을 하게 한다. 중등학교나 고등교육기관과 비교하여 초등학교 체육교과에서 무엇을 가르치고 어떻게 가르쳐야 할 것인가에 대해 나 스스로 분명한 관점이나 탄탄한 이론을 정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불고 있는 초등학교 체육을 놀이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많은 걱정이 들기도 한다. 초등학생들에게 적합한 체육수업에 대해 차분히 고민할 필요가 있다.
덧붙이는 말: 이 포스팅과 관련하여 더욱 자세한 내용에 관심이 간다면 다음 논문을 찾아 읽어보길 바란다. 초등교사라면 읽어볼 만한 가치가 높은 논문이다.
엄태동(2004). 초등교육 재개념화의 두 가지 길. 초등교육연구, 17(2), 27-51.
박종덕(2007). 인성교육과 교사의 전문성 : 초등교사의 역할에 주는 시사. 초등교육연구, 20(3), 107-127.
더불어 두 개의 좋은 논문을 소개해주시고, 초등교육의 전문성에 대한 통찰을 공유해 주신 천지애 박사님께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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