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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에 대하여/체육일반

[상모쌤의 체육 읽기] 다양한 수준의 학생들이 함께할 수 있는 게임 수업 만들기(4) (2018.05.16.)

이 연재물은 YBM 교사 지원 사이트 Y클라우드의 교사 채널 <상모쌤의 체육 읽기>에 게재되는 내용으로, 계약에 의해 '사이트 홍보'의 목적으로 제한적으로 포스팅됩니다. 또한 이 글의 저작권은 YBM에 있으므로 글과 그림, 사진 등에 대한 무단 도용을 자제하길 바랍니다. 이 시리즈의 게시물들은 Y클라우드에 게재되는 시기보다 포스팅이 지연되며, 보다 최근의 글을 보기 위해서는 https://www.ybmcloud.com에 접속하기를 권합니다.

 

 

역할을 제한할 필요성

 

신체 활동의 경험 차이는 스포츠나 게임 활동에서 학생들의 수행 능력에 대한 우열을 가르고, 그로 인해 ‘잘하는 아이들’에게는 한층 더 적극적이고 주목받을 수 있는 능동적인 움직임을 수행하는 역할을 하도록 이끕니다. 반대로 ‘잘 못 하는 아이들’은 소극적이고, 주목받지 못하며, 수동적인 움직임을 수행하는 역할을 하도록 이끕니다.

 

이번에도 축구를 예로 들겠습니다. 축구는 영역형 게임의 대표적인 활동으로 역할의 구분이 분명하고, 역할에 따라 경기장에서의 활동 영역이 다르기 때문에 신체 활동 경험에 따른 움직임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소위 공깨나 만져 본 아이들은 주로 전방에 위치하며 공격에 무게를 두어 활동합니다. 그리고 대부분 수비를 하러 내려오지 않습니다. 반면에 공을 다루는 기능이 서툰 아이들은 주로 골대 주변을 배회하거나 대부분 서서 상대편 공격수들이 오면 졸졸 따라다니는 역할을 합니다. 이 아이들은 축구 수업 속에서 달리기를 할 뿐입니다.

 

 

축구 수업에서 볼 수 있는 이러한 학생들의 역할은 교사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공격수와 수비수의 구분은 학생들 사이의 합의에 의해 이루어지며, 대부분의 경우 그들 스스로 자발적으로 포지션을 결정합니다. 운동 기능이 탁월하지 않은 아이들은 수동적이고 덜 움직이며, 경기에 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는 역할을 자처하며 때로는 의도적으로 참여를 하지 않기도 합니다. 게임 수업을 유심히 살펴보면 일부러 공을 피하거나 패스 받기 힘든 위치를 선택하는 아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체육 수업을 통해 무언가를 가르치려고 한다면 이러한 흐름을 깰 필요가 있습니다.

 

 

역할을 순환시키기

 

역할을 순환시키는 것은 영역형 게임에서 상대적으로 중요합니다. 축구나 플라잉 디스크 얼티미트, 플로어볼과 같은 활동에서는 공격과 수비의 활동 범위가 다르며, 수준이 낮으면 공격 기회는커녕 공을 만져 볼 기회조차 얻기 힘듭니다. 이러한 경우 경기장의 영역을 반으로 나누어 영역을 제한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경기장의 구역을 반으로 나누어 각 구역에 두 팀의 선수들을 나누어 배정합니다. 각 구역에 배정된 선수들은 다른 구역으로 넘어갈 수 없으며, 자신의 구역에서 공격 혹은 수비의 역할만 할 수 있습니다. 득점이 발생하거나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골대의 위치가 달라짐에 따라 각 구역의 선수들은 공격과 수비의 역할이 달라지게 됩니다.

 

비록 이러한 방법이 인위적이긴 하지만 공격의 영역에서의 역할과 수비의 영역에서의 역할을 골고루 체험할 기회를 증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상호작용을 제한하기

 

경험의 차이가 문제가 되는 중요한 이유는 다양한 수준의 학생들이 상호작용을 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즉, 운동을 ‘잘 못 하는 아이’가 ‘잘하는 아이’를 상대하면서 발생하는 비대칭적인 경쟁 관계가 가장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여기에 대한 해결 방법은 ‘잘하는 아이’가 ‘잘 못 하는 아이’에게 정당한 방해를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즉, 공을 가로챈다거나 태그를 한다거나 공으로 맞추는 행동 등을 제한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각 모둠을 게임이 익숙한 그룹(다수)과 익숙하지 않은 그룹(소수)으로 나누어 서로 다른 색의 팀 조끼를 입혀 구별합니다. 예컨대 A모둠은 익숙한 그룹이 빨간색, 익숙하지 않은 그룹이 노란색을, B모둠은 익숙한 그룹이 파란색, 익숙하지 않은 그룹이 보라색을 입어 서로의 수준을 구별할 수 있게 합니다. 축구나 농구의 경우 익숙한 그룹은 상대편의 익숙한 그룹의 공을 가로챌 수 있지만 익숙하지 않은 그룹의 공을 빼앗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익숙하지 않은 그룹은 모든 상대의 공을 빼앗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호작용의 제한은 여러 명이 하는 태그형 게임(나이 먹기 진놀이 등)이나 피하기형 게임(피구)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 필드형 게임(발야구, 티볼)의 경우에도 익숙하지 않은 그룹의 타격 때 내야 수비를 익숙하지 않은 그룹으로만 제한하는 방식을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상호작용의 제한은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도 익숙한 학생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게임의 전반적인 흐름을 경험하게 해 준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소극적으로 개입하기

 

학생 개별의 차이가 크지 않은 경우 보다 소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영역형 게임에서 스로인이나 프리 킥, 킥오프와 같이 게임이 중단되었다가 재개되는 시점에서 우선적으로 공을 다룰 기회를 준다거나, 발야구에서 공을 굴리는 역할을 줄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개입은 학생들의 충분한 이해와 동의가 필요합니다. 어떤 학생들에게는 이러한 차별이 기회의 박탈로 여겨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러한 상실감은 운동을 잘 하는 학생들이 많이 갖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학생들이 배움이란 나만의 경험이 아니라 우리 반 전체의 경험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충분히 이해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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