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분장과 학년이 발표되는 매해 2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 많은 선생님이 자료를 찾아 헤맵니다. 체육교과에 한해서는 제 블로그도 이 시기에 약간 더 많은 방문자가 찾아옵니다. 아무래도 처음으로 체육교과전담교사를 수행하는 선생님들의 방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사실, 제 블로그에서는 거의 놀이 컨텐츠를 다루지 않기 때문에 여기에 들르시는 대부분의 분은 교육과정의 어느 한 부분을 검색하셨거나 체육교과나 체육교육, 초등학교 체육전담과 관련된 검색을 통해 유입되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제가 보기에 대체로 초등 체육교사, 다시 말해서 체육교과전담 선생님들의 방문이 가장 빈번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전국적으로 초등학교에 체육교과전담교사들의 배치를 확대하고 있는듯 합니다. 2017년 자료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5352명의 체육교과전담교사가 초등학교에 배정되었는데, 당시 전체 초등학교 수는 6040곳이었습니다. 이 내용이 지난 2018년도의 논문을 참고하여 최신화된 자료는 아니겠지만, 교육부에서 지속적으로 체육교과전담교사 확보를 압박을 주기 때문에 이제는 학교수 대비 체육교과전담교사의 수는 일대일에 이르렀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향식 접근을 통한 체육교과전담수의 증대를 그저 긍정적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수의 경우 원하지 않는 상태에서 강제로 체육전담을 하게 되거나 그마저도 아닌 경우는 중등체육교사 자격증 소지자들을 채용하는 방식으로 꾸역꾸역 배정하기 때문입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중앙정부(교육부)의 방침과 지방정부(교육청)의 행정에 충돌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경기도의 경우 체육교과전담교사에 대한 처우가 요 몇년 사이에 매우 나빠졌습니다. 제일 먼저 전보 가산점(체육전담 1년 당 6개월 가산)을 폐지하였고, 그 다음으로 승진규정 개정을 통해 체육전담을 포함한 교과전담교사들이 사실상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게 만들어놨는데요. 모두가 하기 싫어하는 체육교과 전담지도를 더욱 기피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그간 체육전담을 하는 많은 초등선생님이 열악한 환경에서 수업을 하고 있었는데 이런 결정은 그 선생님들이 담임으로 돌아서게 하고 있습니다. 체육전담을 배정받은 학년의 선생님들과는 달리, 그러지 못한 학년에서는 체육전담선생님들이 체육관이나 시설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학교 공동체 내에서도 제대로 된 인정을 못 받는 것이죠. 그 와중에 교육청의 행정은 그마저도 많지 않았던 체육교과전담 희망교사들이 담임을 하게끔 만들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6학년 담임을 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다수의 초등학교 선생님이 원치 않게 체육교과전담교사를 하게 되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아마 여러 선생님이 담임으로 체육수업을 하는 것과 전혀 다른 조건에서 1년을 보내셔야 할 것입니다. 날씨나 시설 사용 문제로 체육수업을 건너 뛸 수도 없고, 가끔 기분전환을 위해 놀이로 차시를 채우는 것 역시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본인이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거나 교육대학교 학부 심화과정으로 체육교육과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교과서나 교육과정 대로 체육수업을 하는 것이 고통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사실 자료가 딱히 없어서인데요. 원격연수니 직무연수니 찾아보아도 놀이가 대부분입니다. 담임으로 어쩌다 한 번 놀아주기에는 좋은 컨텐츠인지 모르겠지만 교육과정을 꾸준히 구현하는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분이 초등학교 체육교과전담교사라면 주변의 많은 선생님들은 교육과정에 근거해 충분한 신체활동을 해주길 기대할 것입니다. 어설픈 피구나 축구와 같은 아나공수업이나 놀이는 다른 선생님들이 기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기대하건 그러지 않건 다른 담임선생님들은 선생님이 체육교육전문가일 것을 가정할 것입니다. 난감한 상황이지요.
그렇다고 주저앉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기에 기능이 부족하고, 스포츠광이 아니어도 체육수업을 교육과정에 적합하게 운영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저는 운동을 잘 못하지만 남들보다 부족하게 체육교과전담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첫 번째 체육전담을 했던 해를 제외하고는 정말 교육과정에 맞게 충실하게 수업을 했었습니다(그 첫 번째 해도 적어도 시수의 80퍼센트 이상은 학년 성취기준에 맞는 것만 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포스팅을 통해 고백했지만, 저는 투기 종목을 제외하고는 전문적으로 운동을 배운 적도 없고 하지도 않는데요. 체육 경험이라면 체육관 사범 생활한 것을 제외하고는 없습니다. 구기종목은 아주 꽝이라 평균 이하입니다. 그럼에도 충실히 수업을 실천하고 교과서도 쓰고 학위과정을 마치고 남들이 쓰지 않은 논문을 계속해서 발표하는데 큰 문제가 없었노라 확실히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초등학교에서의 좋은 체육수업은 전적으로 교사의 의지에 달려 있고요, 학생들의 놀고자 하는 타성을 이겨내기 위해 끈기 있게 성취기준 중심으로 수업을 밀어붙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교육에서 놀이가 대세인듯한데요, 제가 분명히 드리고자 하는 말씀은 교육은 놀이가 아니며, 체육 또한 놀이가 아닙니다. 학교에서의 일을 놀이로 접근하는 것은 가르치고 배우는 일에 흥미를 고려하는 것과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그저 학생들에게 좋은 선생님, 재미있는 수업을 하는 선생님이 되고자 체육수업에서 놀이를 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하는 일 역시 교육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 놀이를 체육이라고 한다면 레크레이션 강사분들이나 도장 사범님들이 여러분보다 훨씬 좋은 수업을 할 수 있을 겁니다. 다시 말해, 체육을 그저 재미있게 놀아주는 것 따위로 생각하면 우리 스스로 전문성뿐만 아니라 우리가 설 자리를 발로 차버리는 것입니다. '체육=놀이'이라는 마인드가 결과적으로 초등교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해를 끼치는 것임을 생각해보길 바랍니다.
이런 기준으로 본다면, 우리 주변의 컨텐츠가 교육과정대로 체육수업을 하는데 그다지 부합된다고 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집합연수든 원격연수든 유튜브든 놀이이거나 교육과정과 거리가 있는 신체활동, 뉴스포츠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신체활동의 레퍼토리를 잘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 올바른 체육교육에 대한 관점과 끈기있는 태도가 더 중요합니다. 대안적인 관점에서 이 블로그의 글을 훑으시는 것도 약간의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매체를 통해 이야기한 것들도 참고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깨알같은 자기 PR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만;;
먼저 무료로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소개합니다. YBM의 Y클라우드에 있는 자료인데요. 체육수업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접속 횟수와 제가 받는 이익은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저는 계약에 따라 글을 쓰고요, 회사는 올립니다. 한동안 바빠서 글을 못썼는데 이제부터 다시 쓰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1년 동안 글을 못 올렸음에도 기다려주신 YBM 임직원분들께 감사하며, 논문이 완성되고 한 숨 돌릴때까지 '카바'쳐주신 김선중 팀장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크흡 ㅠㅠ). 논문표절 문제가 발생할까 그동안 아껴왔던 자료들을 쉽게 풀어 놓을 계획입니다. 와이클라우드 회원 가입하시면 무료로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bmcloud.com/specialize/teacher/330
다음은 유료서비스인데요, 직무연수입니다. 1학점, 15차시의 원격연수인데 지난 가을에 촬영한 것입니다. 구체적인 컨텐츠들도 있지만 대체로 이론적인 부분들이 많습니다. 적당히 아이들하고 놀아줄 내용을 찾는분들에게는 그다지 추천하지 않고 싶습니다. 하지만 체육수업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이 있는 분들이라면 추천합니다. 정답은 아니지만 적어도 체육교육학과 교육학적 차원에서 체육수업은 어떻해야 하는가에 대한 저의 해석이 소개되어 있고요. 위의 와이클라우드나 제 블로그에서 다루기 어려운 점들(동영상 자료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강의식 연수라 다소 딱딱할 수는 있겠지만 체육수업을 하는 초등교사 마인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줄 것입니다.
https://www.ybmteachers.com/ver20/application/application_detail.asp?PageNum_m=1&tidx=742&cidx=1#
아무쪼록 여러분들이 시작하는 체육수업이 기운차길 바라며, 교육과정에 맞는 수업을 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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