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형 게임의 기본적인 규칙에 대하여 익힌 후에 배트를 이용한 타격이 포함되는 게임으로 수업을 이어갔다. 배트를 사용해 본 아이들도 있는 반면 배트를 처음으로 휘둘러보는 아이들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가진 선경험의 양과 질 면에서 폭이 클 수록 수업에 대한 고민이 크다. 특히 야구와 같은 경우 차이가 많이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티볼 수업을 할 때에는 움직임에 대한 충분한 연습이 포함되어야 하는 동시에 이미 기능을 어느정도 구사하는 아이들도 지속적인 흥미를 갖도록, 기술을 좀 더 세련화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수업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 이번 주에는 필드형 게임의 몇 가지 속성을 포함하여 충분한 기능 연습이 되도록 수업을 준비하게 되었다.
5차시 수업 개요
-준비사항: 경기장 당 대형 라바콘 1개, 중형 라바콘 1개, 티볼 배트 1개, 티볼 공 1개, 훌라후프 1개 -준비활동: 스페이스볼 주고 받기 -본활동: 간이게임 |
게임의 규칙은 간단하다. 4~6명이 한 모둠을 이루고 그 중 한 명은 공격을, 나머지는 수비를 한다. 배트를 이용하여 대형 라바콘 위의 공을 친 다음 반환점을 돌아 출발점의 훌라후프 안을 밟으면 1점을 얻는다. 물론 수비수보다 먼저 도착해야 하며, 수비수가 먼저 도착하면 아웃이 선언된다. 1점을 얻거나 아웃이 되면 공격자를 교체한다. 규칙은 아이들의 실력이 발전함에 따라 융통성있게 적용한다.
1. 이 수업을 처음하는 첫 차시의 경우에는 헛스윙을 파울로 계산하지 말아야 하며, 일부러 살짝 갖다대는 경우가 아니면 모두 안타로 인정해야 한다.
2. 두 번째 차시부터는 헛스윙이나 대형 라바콘을 때리는 것을 파울로 하고, 세 번의 파울이 되면 아웃을 선언한다.
3. 세 번째 차시부터는 타격을 하는 대형 라바콘과 반환점 사이에 선을 긋고, 선을 넘기지 못하면 파울로 한다.
이렇게 단계적으로 규칙을 변형하는 이유는 타격에 익숙해지기 전까지 과제에 흥미를 잃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처음 티볼을 접하는 아이들게에 타격은 생각보다 쉽게 익혀지지 않는다.
경기장 구성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최대한 많은 경기장을 만들어 소집단으로 학습조직을 구성해야 효과적인 배움이 이루어진다.
티볼 전용 티를 사용하지 않고 주차용 라바콘을 이용하는 이유가 궁금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비용 때문이다. 소집단 활동을 위해 티볼 세트를 여러 개 구입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힘들다. 형편없이 낮게 책정된 학교 체육교구 구입 예산으로는 두 개 정도 마련하기 힘든 학교들도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소집단 활동을 위해 전용 티를 대체할 교구를 융통성있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차용 콘은 수업을 하는 당시에 개당 9천원 정도를 주고 구입했다. 덕분에 여러 아이들이 동시에 타격 연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티볼 공이 라바콘 홈에 너무 깊게 잠겼다. 즉, 학생들이 칠 수 있는 공의 표면적이 줄어들어 헛스윙을 하거나 라바콘을 타격하는 바람에 손목이 얼얼해진 아이들이 많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생각해낸 방법은 페트병을 활용하는 것이었다. 1.5리터 사이다병을 잘라 라바콘 위에 올려두면 딱 좋다. 아래 사진은 1.5리터 페트병을 구하지 못해 임시방편으로 0.5리터 병을 잘라 홈 안에 쑤셔 넣은 것이다.
1.5리터 병이 있다면 이런 수고는 필요 없다.
콘 위에 페트병을 올린다.
페트병 주둥이 부분에 공을 올리면 타격할 수 있는 공의 면적이 크게 늘어나 타격이 쉬워진다.
주차용 라바콘이 없으면 급한대로 상자 위에 중형 라바콘을 올려두고 타격할 수 있지만 이건 비추다.
실제 티볼 게임 수업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 특별한 방법이나 노하우 없이 모두가 알고 있는 수업 그대로를 진행하였기 때문이다. 대신 티볼 수업 평가에 대해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아래 사진을 보면 '수행평가'라고 했지만 엄격히 말하자면 그냥 '평가'다. 평가지의 구성은 수비 상황과 공격 상황에서의 의사결정, 티볼 수업에서의 자기반성을 포함하고 있다. 아이들이 제시한 다양한 응답을 살펴보길 바란다. 혹시 평가지가 필요하거든 포스팅 말미에 파일을 첨부하였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번외: 수업 중 깨달음
교사가 어디까지 준비해야 할까?
어느 학교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항상 느끼는 것은 교구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예산을 '따와서' 구입하는 것이지만 부담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런 경우 대체할 수 있는 저렴한 용품을 구입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교구의 가격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인터넷 최저가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처음 구입해보는 종류의 교구의 경우 위험부담이 크다. 반면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구입은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지만 물건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음은 편안하다.
어떤 경우에는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직접 제작해야 하는 교구도 있을 수 있다. 교사가 어디까지 준비를 해야 하는 건지 기분이 이상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여러 학급이 돌아가며 사용하는 경우라면 시간을 들여 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체육수업은 준비와 계획이 수업 중 지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 교구가 준비된 만큼 아이들은 더 다양하고 의미있는 신체활동을 체험할 수 있게 된다. 힘들고 귀찮아도 대체재를 찾고 수업에 필요한 교구를 제작하자. 전담이라면 혼자의 몫이겠지만, 담임이라면 동학년 선생님들과 함께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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