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체육에 대하여/수업일지

[한선생의 체육잡설] 수업되돌아보기(10월 둘째주)

  필드형 게임은 나름의 묘미가 있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지도하며 고민스러운 점들이 있다. 그 중 가장 큰 고민은 대기 시간이다. 대기 시간의 문제는 기능익히기와 전략익히기의 균형에 대한 것이다. 기능을 익히기 위해서는 반복된 연습을 하면 되는데, 대기 시간을 줄이면서 실제로 유효한 학습량을 보장할 수 있다. 하지만 폐쇄기능 연습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전략을 익히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전략을 익히기 위해서는 게임이라는 맥락을 통해 지도해야 한다. 게임을 통한 지도는 변수가 많은 개방적 환경을 보장하겠지만 필드형 게임의 특성상 공격자의 경우 대기시간이 매우 길고, 경험이 간헐적이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특정한 상황을 경험하는 것을 우연에 맞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 또한 필드형 게임이 요구하는 높은 수준의 운동기능을 익히기에도 적합하지 않다. 필드형 게임은 특성상 던지고 받기와 타격에 대한 비교적 높은 수준의 운동기능을 필요로하고, 운동기능이 뒤따르지 않으면 게임다운 게임을 할 수 없다. 그러한 고민에 대한 내 최선책은 두 가지였다.

1.단순화된 게임이라는 맥락 아래 소규모 학습조직을 통하여 개인들의 기능과 전략 경험을 최대로 한다.

2.기능 부족으로 인해 전략을 경험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낮은 수준의 기능을 활용한 게임을 적용하여 전략을 익히도록 한다.

 

2차시 수업 개요

-준비사항: 경기장 당 라바콘 3개, 스페이스볼 1개

-준비활동: 스페이스볼 주고 받기

-본활동: 간이게임

 

  이번 차시 수업은 지난 차시(http://betterthanever123.tistory.com/133)와 같은 규칙과 유사하게 적용한다. 게임의 규칙은 다음과 같다.

1. 3~4인이 한 모둠으로 구성하여 모둠과 모둠끼리 경기한다.

2. 공격하는 사람은 출발점에 서서 공을 주먹으로 쳐 낸 다음 두 고깔을 돌아온다. 수비하는 사람의 목표는 공을 받아 공격하는 사람보다 먼저 출발점에 도착하는 것이다.

3. 공격하는 사람이 먼저 도착하면 1점을 얻고, 수비하는 사람이 먼저 도착하면 아웃이 선언된다. 점수를 얻거나 아웃이 되면 공격하는 팀의 다음 사람이 공격한다.

4. 파울이 3번 선언되면 아웃이 된다. 아웃이 3번되거나 공격팀이 3점을 얻으면 공격과 수비를 교체한다. 

  규칙은 거의 같다. 그러나 게임의 전반적인 운영 면에서 차이가 있다. 지난 차시 수업에서는 모둠에서 1명만 공격이고 나머지는 수비를 하는 것이었던 것(일 대 다)에 비해 이번에는 모둠 대 모둠의 경기로 운영된다. 모둠 간의 경기는 이닝에 관계없이 6분간 진행되며, 6분이 지나면 경기를 함께 하지 않았던 다른 모둠을 만나 경기를 한다.

 

치고 달린다. 지난 차시와 다른 것은 팀 대항 게임이라는 점이다.

 

강당에서 총 4개의 경기장을 만들어 운영하였다. 주의할 점은 경기장 간 간격이 너무 좁으면 서로 다른 경기장에서 게임을 하던 선수끼리 부딪힐 수 있다는 것이다.

남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멀리 치기 때문에 수비를 할 때 어려움이 있다. 주자가 돌아야 하는 거리를 늘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가끔 수비수들은 출발점으로 달려오는 것을 포기할 때도 있다. 특히 주자가 멀리 치고 빨리 들어오는 경우 그러하다.

 

주자가 두 바퀴를 돌면 2점을 얻게 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수비수들은 실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좀 더 노력하게 된다.

 

수비에서 연습할 내용 중 하나는 공이 날아오는 위치를 예측하고 이동하는 것이다.

 

번외: 수업 중 깨달음

익숙한 것을 새롭게 하기

체육교과서만큼 무책임한 교과서도 없다. 비록 교과서가 교육과정을 실천하기 위한 참고자료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너무 많은 종목을 너무 짧은 차시에 가르치게끔 되어 있다. 학습자의 학습속도를 고려한다면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단원 구성을 하지 못할 것이다. 첫 차시에 걸음마를 배운 아이가 두번째 차시에서 깨끔발로 뛸 수 없지 않는가. 현실적으로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익히게 하기 위해서는 기능을 충분히 익힐 수 있도록 반복적으로 구성해야 한다. 그러나 반복적인 활동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아이들이 지루해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같은 움직임을 가르치더라도 새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활동을 구성해야 한다. 이번 차시는 일 대 다 경쟁에서 모둠 간 경쟁을 하도록 바꾸었다. 같은 움직임을 배우면서 아이들은 분명 다른 형태의 경쟁형태와 같은 팀에 대한 응원과 격려라는 새로운 국면을 경험함으로써 익숙한 것을 새롭게 체험하게 되었다. 지루하지 않지만 확실하게 익힐 수 있는 것이 기능과 전략이 적절히 어우러진 수업이다.

 

#체육수업 노하우 #필드형 게임#야구형 게임#주먹야구#야구#스페이스볼#소집단 중심의 활동#한선생의 체육잡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