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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에 대하여/체육일반

[한선생의 체육잡설] 체육수업 준비운동에 대하여

 

  준비운동은 체육수업 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활동에 필요한 신체활동이다. 그런데 여기에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운동의 종류는 수 천가지인데, 우리가 준비운동이라는 개념을 머리에  떠 올렸을 때 이어지는 장면들은 몇 가지 안된다는 것이다. 국민건강체조나 운동장 달리기, 줄넘기, 팔벌려뛰기, 스트레칭 등,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준비운동에 대해 '몸을 격렬한 운동을 위해 준비시키는 것' 이상으로 의미를 두지 않는다. 덕분에 우리의 뻔한 준비운동은 체육수업시간의 재미를 감소시키고 때로는 본 수업활동과 단절된 활동이라는 인식을 심는다. 그러나 준비운동에 충분한 의미를 둘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 포스팅에서는 준비운동을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하는 원칙들을 제안하고자 한다.

 

달리기, 체조, 팔벌려뛰기와 같은 뻔한 준비운동을 벗어나자!

사진: www.koreadaily.com

 

준비운동 왜 하나?

 

  지루한 이야기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준비운동이 왜 필요한가? 가장 핵심은 준비운동이 부상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때문이다. 자세히 말하자면 신체활동에 대한 생리적, 심리적 준비 상태를 만들어준다. 그런데 부상을 줄이기 위해 준비운동을 해야한다는 의견에 대해 서로 다른 두 입장이 있다. 하나는 부상의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체육시간에 의무적으로 준비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며 또다른 하나는 준비운동이 고강도의 운동과 관련된 근육의 통증 예방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체로 많은 전문가들은 준비운동을 통한 일반화된 근육활동이 다음과 같은 도움을 준다고 한다.

 

 

1. 근육과 인대의 뻗뻗한 상태를 풀어줌으로써 근육인대가 견딜 수 있는 최대 장력을 증가시킨다. 뿐만아니라 관절의 가동범위가 커져 부상의 위험이 감소한다.
2. 근육의 온도를 올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3. 신체가 준비운동을 하면 심박수가 증가하고 신체의 온도가 상승하게 되는데 이는 전체 산소량을 증가시켜 혈관의 확장을 촉진하고 적혈구가 산소를 운반하는 능력이 향상된다.
4. 본 운동에 대한 마음의 준비(심리적 준비상태)가 된다.

 

 

 

  여기에서 체온상승이 중요성에 대해 좀더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체온 상승은 협응력을 향상시킨다. 체온이 오르면 신경전달력이 높아지게 되는데 따뜻해진 근육은 강하고 빠른 근육 수축을 촉진시키게 된다. 근육수축 시간이 단축되는 덕분에 근육이 이완된 상태로 머무는 시간적 여유가 늘어나게 되고 결과적으로 본 운동에서는 우리 몸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또 한가지, 준비운동은 신경학적으로도 심리적으로 활동을 준비시킨다. 물론 운동장 달리기나 팔벌려뛰기와 같은 것으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심리적인 준비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교사의 적극적인 아이디어 생산의 노력이 필요하다. 심리적 준비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흥미를 고려해야 하고 본 활동과의 관련성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즉, 100가지 운동에 맞는 100가지 준비운동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주에 이런 대화도 있었다.

 

학년별 체육대회를 준비하던 학년부장 선생님이 나에게 물었다.
학년부장: 선생님, 체육시간에 준비운동 어떻게 해요?
나: (아니...이걸 왜? 누가 다치기라도 했나? ㅎㄷㄷ...) 이것 저것 하죠. 근데 무슨일 있었나요?
학년부장: 아니, 이번에 체육대회하는데 준비운동을 어떻게 하나 해서요. 체육시간에 하던 게 있으면 그걸로 하게.
나: 아, 수업 주제에 따라 달라요. 공 다루는 단원에서는 공을 가지고 하고, 플라잉디스크 다루는 단원에서는 플라잉디스크 가지고 하는 활동을 하기도 하고. 요새는 준비운동을 천편일률적으로 하지 않는게 트렌드라...하하하;;;
학년부장: (당황)아...그래요?
나: 체육대회때는 제가 간단하게 진행할게요.

 

100가지 운동에 맞는 100가지 준비운동을 위한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이미 지난 차시나 지난 단원에서 배웠던 신체 움직임을 활용한 준비운동으로 활용한다.
2 .특정 스포츠에 맞는 신체 움직임을 포함하여 새로운 기능을 더해 준비운동으로 활용한다.

 

 

  이러한 기본적인 원칙에 따라 준비운동을 준비하면 된다. 내 경우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준비운동을 준비활동으로 대체한다. 물론 준비운동과 준비활동의 개념적 차이에 대한 논쟁이 있을 수 있으나 나는 일반적이고 반복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아이들에게 '준비활동'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아래는 내 수업에서 준비활동을 선정할 때 고려하는 부분들이다.

 

  첫째, 해당되는 차시의 수업시간에 활용하는 도구에 초점을 맞춘다. 체육수업시간에는 여러 가지 도구들을 사용한다. 그것이 공이 될 수도 있고 플라잉디스크가 될 수도 있다. 도구를 사용하는 정확한 방법을 익히기 전이지만 준비활동으로 해당 차시에 사용되는 도구를 활용함으로써 도구에 친숙해지고 때로는 본 활동에 대한 동기유발이 가능하다.

 

  둘째, 해당되는 차시의 수업시간에 배우는 신체활동에 초점을 맞춘다. 예컨대 물체를 다양한 방법으로 던지는 활동을 배우는 차시라면 두 명씩 짝을 지어 거리를 달리하여 물체를 다리 사이에서, 머리를 지나쳐 던지는 활동을 준비활동으로 둘 수 있다. 자유롭게 던지기를 체험해 본 뒤에 본 수업으로 다양한 던지기 방법에 따른 멀리 던지기 위한 기술을 익히기 될 때 스스로의 경험과 교사의 가르치는 내용을 비교하게 되어 수업에 더 몰입하게 된다.

 

  셋째, 체온을 올릴 수 있으면서 지루하지 않은 신체활동으로 구성한다. 체온 상승의 중요성은 앞서 충분히 설명하였다. 고전적인 운동장 뛰기나 팔벌려높이 뛰기 등은 학생들이 지루해하고 해야 할 의미도 못느끼게 된다. 간단한 규칙의 술래잡기나 점프볼, 몇가지 움직임이 포함된 복합신체활동(제자리뜀+마운틴클라이밍-발바꾸기+버피테스트 등)은 좋은 준비활동이 될 수 있다.

 

  넷째, 매우 간단한 설명으로도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는 신체활동으로 구성한다. 준비활동을 설명하는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소비하면 본 활동을 하는 시간이 부족해진다. 게시판에 적힌 간단한 그림과 글 또는 교사의 짧은 설명으로도 충분한 것이어야 한다.

 

  다섯째, 격렬하지 않아 '준비운동을 위한 준비운동'이 없어도 되는 신체활동으로 구성한다. 지나치게 위의 고려할 사항에 적합하더라도 지나치게 격렬한 활동은 아니어야 한다. 준비활동은 본 운동에 대한 준비 움직임이므로 철저하게 학생들의 안전이 우선되어야 한다.

 

  여섯째, 움직임이 간단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활동으로 구성한다. 준비활동이 심리적인 준비로써 수업의 동기유발과 수업으로의 몰입으로 연결이 되려면 모두가 가능한 수준의 신체활동이어야 한다. 거기에 본활동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면 더욱 좋다. 앞서 말한 차시에 활용되는 도구를 활용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방법이다.

 

  나는 준비활동을 게시판에 적어두는 편으로 체육수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아이들이 게시판의 내용을 확인한 뒤 자율적으로 준비활동을 하도록 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최대한 서둘러 운동장으로 나와 조금이라도 더 체육수업에 참여하기 위해 애쓴다. 당연히 교사의 시야 밖에서 신체활동이 이루어지고, 이에 따라 나의 준비활동은 안전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한다. 가장 좋은 점은 준비운동에 드는 시간이 줄어들어 본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그 날 수업 도구에 친숙해지고, 본활동의 신체움직임과 연관을 지음으로써 수업에 대한 몰입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대략 이런식의 준비활동이다. 글과 그림으로 제시되고 단순한 활동이지만 도전의식을 자극하도록 목표가 제시된다.

 

 

  시중에 준비활동에 대한 여러 책들이 나와있고 다양하고 재미있는 활동이 소개되고 있다. 그 가운데 내가 하려는 수업에 맞는 신체활동을 찾기가 곤란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만들면 된다. 부담가질 것도 없다. 본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단순할수록 좋다. 100가지 본활동에 맞는 100가지 준비운동을 바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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