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2020년 하반기에 신설되어, 2021년 하반기 초등학교 일대에 혼란과 동요를 일으키고 있는 학교체육 진흥 조치 점검 계획에 대한 것입니다. 여기에서는 교육부에 의해 제시된 점검 기준을 먼저 소개하고, 필자가 어떻게 대응하였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초등학교에서 이 문제를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아이디어(실제 시행 기안문)를 아주 주관적으로 제안하고자 합니다. 글이 길더라도 스크롤을 넘기며 주요 내용에 집중한다면 금새 읽을 수 있는 것들입니다.
학교체육 진흥 조치 점검 계획으로 초등학교 체육 담당 교사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2021년 9월 27일자로 각급학교에 공문이 하달되었는데, 필자 또한 해당 공문에 첨부된 내용을 확인하고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평가 기준표에 우리 학교의 실적을 넣어보니 탁월, 우수, 보통, 노력 중 가장 낮은 등급인 '노력'을 받았기 때문이다. 평가 항목을 보면 다음과 같다.
<학교체육 진흥 조치 사항 점검표>
A. 체육교육과정 운영 충실 및 체육수업의 질 제고: 각 항목당 1점
1) 체육수업 시수 확보
2) 체육교과 협의회 내실 운영
3) 체육 업무 담당 교사 지정 유무: 건강체력교실 담당자, 학교스포츠클럽전담교사
4) 학교체육소위원회 구성·운영
B. 학생건강체력평가 (PAPS) 및 비만 학생 대책: 각 항목당 1점
1) 학생건강체력평가 계획 수립, 시행 (필수평가, 3~5월 시행)
2) 학생건강체력평가(수시평가) 실시
3) 건강체력교실 운영계획 수립, 시행
4) 1학생 1운동 실시
C. 학교스포츠클럽 및 학교운동부 운영: 각 항목당 1점
1) 학교운동부 및 학교스포츠클럽 운영 계획 수립, 시행
2) 학교스포츠클럽 구성·운영
3) 교내스포츠리그 운영
4) 토요스포츠데이 운영
D. 학생선수 학습권 보장 및 인권 보호: 각 항목당 1점
1) 학교폭력 예방 교육 실시
2) 최저학력제 준수
3) 정규수업 참여 후 훈련 지침 준수
4) 대회출전 허용일수 준수: 나이스 출결관리 포함
E. 여학생 체육활동 활성화: 각 항목당 1점
1) 여학생 학교스포츠클럽 구성, 운영
2) 교내스포츠리그 여학생 종목 운영(학기당 1종목 이상)
3) 여학생 특색 프로그램 운영: 방과후, 토요스포츠, 신나는주말 체육학교 등
4) 여학생 스포츠리그 교외 활동 참여
F. 학교체육 행사의 정기적 개최: 각 항목당 1점
1) 교내 체육대회 계획 수립, 시행
2) 체육주간 운영
3) 교내 체육행사 학생참여 활성화: 학생심판, 체육대회 참여 기획 등
4) 체육관련 문화행사 등 운영
G. 학교 간 경기대회 등 체육 교류활동 활성화: 각 항목당 1점
1) 학생체육대회 참가
2) 지역단위 학교스포츠클럽 축제 참가(리그 및 토너먼트 대회)
3) 각종 체육(스포츠) 대회 참가외부대회, 생활체육대회 등
탁월: 27점 이상, 우수: 26~23점, 보통: 22~19점, 노력: 19점 미만
이런 식의 학교체육정책에 대한 호오(好惡)를 떠나서, 체육 담당자들은 적어도 보통은 되길 기대할 것이다. 이것은 필자도 마찬가지이다. 개인적으로 체육교육으로 박사학위를 받을 만큼 체육교육이라는 현상에 관심이 많지만, 교과 교육으로서 진지하게 접근하기보다는 양으로 밀어붙이고 교사들을 옥죄는 것은 매우 혐오한다. 그러나 이것은 개인의 마음일뿐이다. 정부 조직의 일원으로서 결정된 정책에 맞게 행동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필자는 이 공문을 받아본 후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했다. 지금까지 세운 계획으로는 '노력'을 받을 것이 뻔했고, 그러한 결과는 우리 부서의 구성원이나 두 분의 관리자를 보기에 부끄럽기도 했다. 그 결과 남은 기간 동안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는 결론을 내렸고, 관리자의 허락을 받아 기안문을 작성했다(내가 관리자의 결재를 받은 일주일 정도 뒤에 교육지원청으로부터 비슷한 요지의 내용이 전달되었다. 내용인즉, 올해는 할 수 있는 것만이라도 하자는 것이었다.). 나는 지금 할 수 있는 것과 기존의 것들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을 중심으로 생각하며 기안을 작성했다. 아래는 기안을 하는 데 근거가 되는 아이디어들이다.
A-2. 체육교과 협의회 내실 운영 : 초등학교에서 좀처럼 만들지 않는 조직이다. 중고등학교의 방식인데 이번에 초등학교에도 강요되고 있다. 새로 기안문에 포함하되, 체육교과 교육과정을 공유하는 동학년 체제를 중심으로 상시 협의를 하되 전체적인 조정이 필요한 경우 정식으로 체육부장 및 학년부장이 참여하는 협의회를 운영하는 것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새 기안에 조직조를 넣어야 할 것이다.
B-4. 1학생 1운동 실시 : 이것에 대한 강요가 1교 1기를 했던 과거로 회귀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기에 다소 뜻밖이었지만, 이것은 학교스포츠클럽과 같은 이름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1교 1기이든, 1학생 1운동이든, 학교스포츠클럽이든 학생들이 선택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학교스포츠클럽에 대한 해석을 1학생 1운동으로 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런 점에서 새로 뭔가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C-3. 교내스포츠리그 운영 : 학교스포츠클럽 계획서에 계획은 되어 있으나 보류중인 것이다. 강행하면 된다.
C-4. 토요스포츠데이 운영 : 이것은 이제와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보인다. 과감하게 포기한다.
E-1. 여학생 학교스포츠클럽 구성, 운영 : 초등학교에서 큰 의미가 없지만, 그렇다고 이제 와서 무언가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이 부분은 새 기안문에 기존의 학교체육기본계획에 반영한 '종목 선택 시 여학생이 소외되지 않도록 지도한다'는 점을 재차 어필한다.
E-2. 교내스포츠리그 여학생 종목 운영 : 기존의 학교스포츠클럽 교내대회 계획을 수정함으로써 대응한다. 특별히 새로운 대회를 개최하지 않고 기존의 대회로 이 항목을 충족하는 방향으로 해결한다. 즉, 혼성 경기를 남녀별 경기로 분리하여 운영하는 것으로 이전 계획을 수정한다.
E-3. 여학생 특색 프로그램 운영: 방과후, 토요스포츠, 신나는주말 체육학교 등, E-4. 여학생 스포츠리그 교외 활동 참여 : 이것은 현 시점에서 어찌할 수 없는 것이므로 과감하게 포기한다.
F-1. 교내 체육대회 계획 수립, 시행, F-2. 체육주간 운영, F-4. 체육관련 문화행사 등 운영: 우리 학교는 올해 코로나로 인해 이전에 해오던 학년별 체육대회 및 1-3학년 대운동회를 생략하기로 했다. 그러나 생각을 달리하면 학교스포츠클럽대회 역시 교내 체육행사이다. 이것을 한 주 지정하여 집중적으로 운영하면 그것이 체육 주간이 되는 것이다. 즉, 스포츠클럽대회를 집중해서 운영하면 되는 것이므로 뭔가를 더 새롭게 할 필요는 없다. 따라서 이 문제는 새 기안문에 이러한 사정을 구체적으로 반영하면 해결된다.
F-3. 교내 체육행사 학생참여 활성화: 학생심판, 체육대회 참여 기획 등: 스포츠클럽대회를 운영함에 있어서 학생 심판, 기록 계시원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된다. 이것 역시 새 기안문에 구체적인 대회 운영 방안으로 반영함으로써 해결된다.
이런 내용을 반영한 기안문은 아래와 같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할 수는 없지만, 부분적으로는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내년도 학교체육운영 계획서를 작성할 때에는 이런 평가 항목들을 어떻게 녹여낼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미봉책으로 급하게 작성한 것인지라 대단치 않은 자료이지만, 학교체육 진흥 조치 점검 준비로 고민할 초등교육 동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기대하며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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