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학습모형 (-)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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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의 신화에 만티코어라는 동물이 있다. 인간의 얼굴에 사자의 몸통, 꼬리에는 가시가 달려있다. 교수학습모형의 마지막 글에서 이 괴물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 것은 그 흉측한 겉모습에 대한 심심풀이 이야기를 늘어놓기 위함은 아니다. 이 글은 다수가 상식적이고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모습과 거리가 먼 것의 결합이 우리에게 주는 어색함과 비일관적인 느낌, 바로 그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겉으로 드러나는 비일관성을 어렵지 않게 찾아낸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들이 가지는 오류나 모순을 좀처럼 발견하기 어려워 한다. 특히 그것이 오랜 관습에 의해 결정된 것이라면, 굳이 그것으로부터 문제를 발견하기 위해 에너지를 쓰는 것 자체를 쓸모없는 일로 치부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뭔가 잘못된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바로잡지 못했을 때 찝찝함을 느낀다. 아마도 처음 교수학습모형을 개발하고자 했던 사람도 그런 부류의 사람이 아니었을까?

 

  교육이라는 영역에서 인류는 위대한 발견과 발명에 성공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자신의 역사에 버금가는 긴 세월동안 관습적인 비일관성을 누적해왔다. 나는 적어도 교육 역사의 절반은 그러한 비일관성을 바로잡는 투쟁의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의 교육 장면을 떠올려보자. 이제는 진부한 구호가 된 교수평 일체화(교육과정-수업-평가의 일치)는 서류상의 계획과 실제 수업, 학생들의 시험의 낮은 관련성을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2015개정교육과정의 이명(異名)이기도 한 이해중심 교육과정의 토대인 백워드 단원 설계도 평가와 수업, 목표의 일관성을 도모하기 위한 매우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체육 교육 분야에서도 비일관성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그 결정체가 바로 교수학습모형이다. 체육과의 교수학습모형은 다른 교과와 달리 한 단원 전체에 적용하도록 되어 있다. 즉, 각 모형은 단원의 흐름과 차시의 흐름이라는 이중 구조로 한 단원 내내 일관된 교육적 방향성을 유지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많은 교사가 교수학습모형의 형식주의적 이미지에서 오는 고압적인 느낌을 거북해한다. 나는 교사들이 각 교수학습모형의 일반적인 수업 절차에 대한 관심을 각 모형이 갖는 체육 수업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옮길 것을 제안한다. 관심을 옮기고 한 번 숙고하는 것은, 임용고사 등의 시험을 위한 암송이 반드시 필요한 처지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어렵거나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라고 본다. 하나의 이야기로서 교수학습모형을 본다면, 모형 개발자들의 권위 주의적 심상에 대한 거부감보다는 그들이 겪은 고민과 노력에 대한 공감이 더 크게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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