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생의 체육잡설] PAPS 단거리달리기 연습과 측정에 대하여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제대로 달리는 방법을 모른다. 분명 3,4학년군 체육과 교육과정 상에 단거리달리기가 포함되었지만 정확한 자세를 배운 아이들은 거의 없으며, 그렇게 가르치는 교사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한 이유는 첫째로 단거리 달리기가 생각처럼 쉬운 동작들로 구성된 움직임이 아니기 때문에 3학년 아이들에게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고 둘째로 단거리달리기는 '그냥 달리면 된다'고 믿고 있는 교사들의 수업 방식때문일 것이다. 나 역시 학창시절 단거리달리기의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개인적인 경험을 돌이켜보건대 몸이 한창 쌩쌩했던 고등학교 시절까지 제대로된 달리기 방법을 몰랐는데, 그때의 기록은 반올림하면 마흔이 되는 지금보다 느렸다. 내 개인적인 이야기가 전부이지는 않겠지만 확실한 것은 단거리달리기는 방법을 익히고 연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하나의 문제는 아이들이 뛰는 경험 자체를 거의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직선주로에서 전력으로 질주하는 경험을 거의 하지 못한다. 학원을 가기 바빠서인지, 친구들과 어울려 놀 탁트인 공간이 없어서 인지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전력질주해본 경험이 아주 부족하다. 뛰어본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한 번 뛰고나서 근육이나 힘줄의 통증을 호소하는 아이들도 많다.

 

  현실이 이런지라 PAPS측정을 한다고 아무 준비 없이 뛰라고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무리일 수 밖에 없다. 아이들이 달려보지 않았기 때문에 달려볼 기회를 충분히 준 뒤 뛰게 할 필요가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단거리달리기 측정하기 전에 할 수 있는 활동과 관련하여 몇가지 팁을 안내하고자 한다.

 

  나는 지난 수업에서 아이들에게 50미터 달리기 측정을 망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다. 형편없는 기록이 나오도록 하는 비법은 다음과 같다.

 

1. 처음부터 끝까지 땅만 보고 달린다. 지그재그로 달린다.

2. 도착선을 힘찬 발구름으로 "땅!"하고 내려찍는다.

3. 도착선이 보이면 속도를 줄인다.

4. 상체를 뒤로 기울인다.

5. 팔을 흔들지 않거나 양 옆으로 흔든다.

 

  직접 동작이나 상황을 묘사한다면 좀 더 실감났을 것 같다. 글로 설명하자니 느낌을 살리기가 조금 어려운 듯 하다. 위의 방법과 반대로 생각하면 잘 뛰는 방법이 될 수 있다.

 

1. 처음에는 체중을 이동하기 위해 고개를 앞으로 숙임인다. 즉 땅을 보고 출발하는데, 속도가 올라갈 수록 고개를 들고 도착지점보다 멀리 있는 정면을 바라보고 뛴다. (이렇게 하면 곧게 자기 코스로 뛸 수 있게 된다.)

2.3. 도착선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최고속도를 유지한다. 도착선보다 적어도 10미터 이상 더 뛴다고 생각한다.

4.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고 뛴다. 그러나 이것이 허리를 굽히고 뛰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5. 팔은 팔꿈치를 직각으로 유지한 채 흔든다. 올라온 손은 눈높이 이상 올리지 않는다. 팔을 내릴 때에는 뒤로 뿌리치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힘껏 내리고 올릴 때는 속도감은 있되 가볍게 올린다.

 

  아무튼, 뜀뛰기를 연습하기 위해서 나는 다음과 같이 수업을 했다.

 

 

 

스피드래더와 낮은 높이의 허들을 준비하여 사진과 같이 세팅한다. 이때 허들의 간격은 조금씩 길게 둔다. 속도가 붙을 수록 보폭이 커지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약 20센치씩 늘렸다. 콘의 역할은? 허들의 위치를 기억하기 위한 세팅이다. 아이들이 더러 허들을 건드려 위치가 달라지기도 한다. 이때 다시 원위치를 하기 위한 장치로 콘을 사용하였다. 실제 연습과정은 다음과 같다.

 

 

  이것을 왜 하는가? 가장 기본적인 것은 안뛰어 본 아이들이 달리기를 할 수 있도록 몸을 준비하는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목적이 있다.

1. 스타팅을 할 때 잔발로 뛰다가 점차 보폭을 넓히는 주법을 익히게 한다.

2. 무릎을 들어올리고 뛰도록 한다. 무릎을 들고 뛰지 않아 속도가 느린 아이들이 꽤나 많기 때문에 꼭 필요한 연습이다.

3. 다리를 들어올리는 것과 팔을 11자로 휘두르는 것을 적응하게 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사다리를 넘어서 부터는 실제로 뛰듯 상체를 앞으로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리를 들었다 내리는 동작을 할 때 팔자다리가 되면 안된다. 반드시 두 다리가 11자로 움직이도록 지도해야 한다. 이러한 연습을 포함한 뒤에 실제 주로를 달리는 활동으로 이을 수 있다. 물론 위의 연습상황과 다르기 때문에 팔치기, 몸 정면으로 기울이기, 다리를 11자로 가지런히 하여 달리기, 무릎을 높게 들어올리기, 시선을 땅에서 정면으로 옮기기 등을 실제 상황에서 연습해야 한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아이들이 여전히 전력달리기를 할 만큼 근육이나 힘줄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70퍼센트 이하의 힘으로 달리도록 안내할 필요가 있다. 연습 상황에서 전력질주를 하고나면 아이들 중 상당수가 종아리나 발목, 발뒤꿈치, 허벅지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작 연습을 위해서는 경쟁하듯 뛰기보다는 자세 연습에 집중하여 다소 천천히 뛰게 해야 한다.

 

 

  측정을 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세팅이 필요하다. 교사가 측정하는 실제 도착선보다 10미터 앞에 콘을 세워 최소한 콘 앞까지 뛰도록 해야 한다. 많은 아이들이 도착선에 이르기 전에 속도를 줄이는 경향이 있다. 이는 측정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콘을 두는 것과 두지 않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아이들은 아직 뛸 준비가 되지 않았다. 준비를 시키고 달리게 하자. PAPS측정을 할 겸 아이들에게 달리는 방법을 지도하는 것도 교육적으로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이 게시물의 모든 내용들에 대하여 링크는 허용하지만 자료의 재배포는 금지합니다!

-게시글에 대한 공감버튼(♥) 클릭과 댓글달기는 언제든 환영합니다^^

 

#체육수업 노하우 #한선생의 체육잡설 #PAPS #50미터 달리기 #단거리달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