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안 PAPS와 학교스포츠클럽은 초등학교의 수 많은 선생님들을 괴롭혀 왔다. 불과 학교성과급제도가 있었던 작년(2015년)까지만 해도 PAPS 4,5등급 비율이나 연간 17시간 이상의 학교스포츠클럽 참가 학생 비율은 성과급 금액과 직접적으로 맞물려 있었고 많은 선생님들이 이 숫자놀음에 압박을 받아야 했다. 지금은 학교성과급제도가 폐지되고 교원성과급제도만 유지됨에 따라 피부로 와닿는 압박은 줄었지만 여전히 학교평가에 PAPS와 학교스포츠클럽에 대한 항목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각종 예산이 걸린 공모 사업이나 인사상 인센티브를 포함하는 사업, 학교 및 교사 표창과 관련하여 PAPS결과와 학교스포츠클럽의 수량화된 성과를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전히 교육지원청의 행정가들은 학교체육에서 '숫자'로 학교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정가들의 압박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그 위에 시도교육청이 있고, 그보다 위에는 교육부가 있다. 다시 말해 교육부의 탁상행정에서 학교체육잔혹사가 시작된다는 말이다.
학교체육의 결과를 수량화하는 것은 교육의 진정성을 무너뜨린다. 다음의 진정성이 무너진 초등학교 학교체육의 몇 가지 사례이다.
1. PAPS측정시 초시계를 일부러 늦게 누르거나 빠르게 누르는 방식으로 느슨하게 측정하는 경우
2. PAPS측정 결과를 입력할 때 저체력학생(4,5등급)의 기록을 더 나은 기록으로 조작하는 경우
3. 4,5등급 및 비만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체력교실 프로그램을 학생들의 흥미나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운영하는 경우(뺑뺑이 돌리기 식 프로그램으로 불참을 유도하거나 자기주도적 활동으로 줄넘기를 시키는 등의 경우).
4. 프로그램이 '빡세다'라고 학생들에게 겁주어 건강체력교실 프로그램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경우(건강체력교실은 4,5등급이거나 비만 학생이라도 동의서 제출 없이 강제할 수 없다.).
5. 제대로 운영하지 않은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내용을 나이스에 입력하는 경우
6. 수업시간에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한 뒤 그 결과를 나이스에 입력하는 경우(초등학교 학교스포츠클럽은 교육과정 외 학교스포츠클럽이므로 아침시간, 점심시간, 방과후 시간 등 수업시간 외의 시간에 운영한 것만 인정된다.).
물론 많은 경우 행정가들이 어떠한 평가를 내리든 현장의 많은 선생님들은 PAPS와 학교스포츠클럽을 정직하게 운영하려고 노력을 한다. 하지만 노력은 노력일 뿐, 실제로 FM대로 운영하는 경우는 개인적으로 알아본 바, 거의 없다. 대부분의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그러한 압박으로 인해 '거짓말쟁이'가 될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에 대해 씁쓸함을 느낀다. 포스팅을 하는 나 역시 거짓된 학교체육을 했다. 진정성있는 학교체육을 추구하기 위해 애썼지만 나 스스로도 완전히 깨끗하다고 말 할 자신은 없다. 우리는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그리고 교사로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도 알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진정 중요한 것은 따로 있지만 우리는 '숫자놀음' 앞에 '양치기소년'이 된다.
아이들을 건강과 행복을 위해...무엇이 중요한 걸까?
앞선 지루한 머릿글에서 PAPS, 건강체력교실, 학교스포츠클럽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 썼다. 이제 내가 고민해온 초등학교에서 생각해 볼만한 몇가지 실천적인 방법에 대해 쓰고자 한다. 먼저 PAPS와 건강체력교실의 운영에 대해 쓰고, 그 다음으로 학교스포츠클럽 운영에 대해 쓰려고 한다.
1. PAPS와 건강체력교실
PAPS는 학생 건강체력을 평가하고 구체적인 처방과 실천을 통해 실제적인 학생건강 향상의 선순환구조로 설계된 체력평가제도이다. 학생건강체력평가에 대한 구체적 내용과 문제점에 대해서는 이미 포스팅한 바 있다.
(http://betterthanever123.tistory.com/101)
PAPS를 현장을 무시한 최악의 정책이라고 해야 할지, 시대를 앞서간 정책이라고 해야 할지...
사실 학교스포츠클럽과 PAPS, 건강체력교실은 서로 맞물려 있다. 세 가지는 모두 학생들의 체력저하에 대한 대안으로 강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학교스포츠클럽은 체력향상 이외의 목적도 포함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신체활동을 늘려 건강을 증진하는 것에 있다. 그것은 학교스포츠클럽의 추진 배경과 방향에서도 밝히고 있는 바이니 틀릴 여지가 없다(https://www.ksslc.or.kr/front/ssc/intro_g_1). 셋은 모두 저체력학생과 비만학생의 비율을 줄이고자 만든 장치이다. 즉, 다양한 스포츠활동과 체력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저체력 학생 및 비만 학생을 줄여나가겠다는 것인데 문제는 PAPS를 학생의 체력을 가늠하는 유일한 기준이라는 것이다. 특정 측정 종목만이 학생이 체력적인 측면에서 건강한가를 정하는 절대적인 기준으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PAPS의 근력/근지구력 측정을 보자면 어떤 학생은 팔굽혀펴기를 잘하지만 악력이 약할 수 있으며, 또 다른 학생은 윗몸 말아올리기를 잘 못해도 악력은 강할 수 있다. 한 가지 체력요소를 몇 가지 신체부위에 대한 측정으로 결과를 내리는 것은 결코 옳은 것이 아니다.
또 다른 문제는 신체활동을 하면 체력측정 결과가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이다. 한때 격투스포츠를 즐겼고 짧게나마 아마추어 선수로서, 트레이너로서 경험한 바, 초등학교에서 스포츠 수행과 체력 측정 결과는 별개의 문제로 봐도 된다고 장담한다(는 오바고...상관관계가 상당히 떨어진다고 장담한다.). 샌드백을 오래도록 친다고 로드웍(오래달리기)을 잘 하는 것이 아니며, 줄넘기를 오래 한다고 스파링에서 지치지 않고 운동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백웍(샌드백 치기)와 로드웍(오래달리기), 줄넘기, 스파링은 서로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지 않다. 백웍과 로드웍, 줄넘기는 스파링에서의 지속적인 운동 수행 능력을 보조할 뿐이다.
요점은 PAPS측정 결과를 향상시키려면 측정 종목에 대한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학교스포츠클럽 10시간 하는 것보다 운동장 10시간 뛰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물론 스포츠활동을 충분히 해서 체력을 기른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체력이 길러질 만큼 스포츠활동을 질적-양적으로 충분히 하는 것이 매우 어려울 것이다. 시간도 부족할 뿐더러, 흥미 위주, 간단한 전략 위주로 운영되는 스포츠 활동으로부터 괄목할 만한 체력 증대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그건 새빨간 거짓말이다.
※ 번외-PAPS 잘하는 법(?) : PAPS 평가 전에 무엇을 연습 시킬 것인가?
PAPS 결과가 중요한 업무인지라 나는 PAPS 결과 향상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내가 신경쓴 것은 앉아 윗몸굽히기(유연성), 50m달리기(순발력), 오래달리기-걷기(지구력), 윗몸말아올리기(근력-근지구력)이었다. BMI는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영역이다. 즉, 비만은 교사의 노력으로 구제하기 힘든 부분이다. 아래는 내가 올해 실제로 수행하였던 내용이다.
A. 앉아 윗몸굽히기 (지도 시간: 5분)
다양한 스트레칭 동작 가운데 골반의 유연성을 순간적으로 늘리는 방법을 통해 앉아 윗몸굽히기 측정 값을 5cm에서 많게는 10cm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 많은 교육시간이 필요없이 5분의 설명과 시범만으로 PAPS 측정값을 매우 높게 향상시키는 방법이다. 아래 사진의 동작이 내가 하는 동작과 꼭 같지는 않지만 상당히 유사하다. 저렇게 몸통을 옆으로 돌리는 대신 발끝과 같은 방향에서 접은 허벅지를 몸통쪽으로 끌어 안은 상태에서 15초 정도 버티는 동작을 하면 된다. 못 믿겠으면 한번 해 보시라. 다른 스트레칭과 차원이 다른 향상 효과를 볼 것이다.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면 다음 링크를 참고하라.
http://betterthanever123.tistory.com/155
B. 50m달리기 (지도 시간: 40분)
초등학생들은 달리기 동작이 서툴다. 2016년 기준으로 3학년 체육교육과정에 달리기가 포함되어 있지만 제대로 배운 경우가 거의 드물다. 경험적으로 발견한 공통된 달리기 동작 오류를 중심으로 나는 한 시간을 가르쳤다. 스타팅 블럭 없이 스탠딩 스타트에서 달리기를 할 때에는 초반에 상체를 앞으로 향한 상태에서 좁은 보폭으로 달리기 시작해 보폭을 넓혀 가속도 올리기, 정면의 먼 곳을 바라보고 달리기, 팔치기, 무릎 조금 더 높게 들기를 충분히 연습시킬 필요가 있다. 모든 주법을 가르칠 수 없으니 단기간에 고칠 수 있는 자세를 선택해야 한다. 물론 근육의 피로를 줄이기 위해 학생 자신의 체력의 50~70%만 사용해 자세 중심으로 연습을 시켜야 한다. 왜 이런 설명까지 해야 하는지는 아이들의 달리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아이들 뛰라고 하면 절반 정도는 자세가 정말 엉망진창이다.
스타팅 블록이 없으니 회색 음영부분은 연습시킬 필요가 없다.
C. 윗몸말아올리기 (지도 시간: 과제로 제시, 10일)
작년까지 우리 학교는 악력으로 근력/근지구력을 측정했다. 악력측정의 가장 큰 문제점은 측정값이 대체로 체중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몸무게가 적게 나가는 아이들은 다른 체력과 무관하게 측정값이 나쁘다. 또하나의 문제점은 훈련으로 크게 증가시키기 힘들다는 것이다. 우리학교는 고민 끝에 연습으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윗몸말아올리기를 선택했다. 열흘 정도 꾸준히 연습하도록 과제를 내주었는데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악력과는 달리 많은 학생들이 1,2등급의 결과를 얻게 되었다.
D. 오래달리기-걷기 (지도 시간: 3차시 120분)
오래달리기-걷기는 학생들의 호흡법과 달리는 거리에 대한 충분한 적응이 필요하다. 즉, 연습 없이는 대부분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나는 처음 700m부터 시작해 800m, 900m를 달리게 한 뒤 측정 때에는 1000m를 달리도록 지도하였다. 3차시 120분을 할애했지만 실제로 아이들이 뛰는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한 차시에 딱 한 번 뛰고 말았기 때문이다. 물론 수업 없는 날에는 각자 자율적으로 달리도록 하였지만 전적으로 과제로 제시하지 않은 이유는 아이들 스스로 하기에 지루하고 괴로운 종목이기 때문이었다. 수업시간에는 무작정 뛰는 것이 아니라 4박자 호흡법(씁씁후후)를 연습하도록 하였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일정하지 않은 호흡으로 오래달리기를 힘들어 하기 때문에 호흡법은 정말 중요하다. 50미터 뛰듯 미친듯 달리다 지쳐 걷는 모습을 많이 봤을 것이다. 다 숨쉴 줄 모르는 탓. 그래서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에 시범과 설명으로 호흡법에 대해 안내하고 자신의 보폭에 맞춰 두 번 들이마시고 두 번 내쉬는 연습을 제자리 뜀으로 시켰다. 효과는? 상당히 진전된 결과로 이어졌다.
그렇다면 건강체력교실은 어떻게 운영해야 하나? 사실상 운영이 불가능하다. 선별된 아이들만 대상으로 운동을 시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 학습부진은 관심을 가져도 체력부진은 관심을 갖지 않는 부모들의 심리, 학습부진으로 보충을 하는 건 덜 부끄럽지만 뚱뚱하거나 약해서 운동을 따로 하는 것은 많이 부끄러워하는 아이들에게 '그들만의 체육교실'을 운영하는 것이나 대상 학생들의 '자발적 동의'를 얻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건강체력교실의 목적을 PAPS측정 값 향상에 둔다면 아침 시간을 이용한 자율 달리기 활동을 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구체적인 운영 방법은 다음과 같다.
A. 1년간 달려야 하는 할당량을 지정한다. (수업일수를 고려하되, 운동장 가용일수와 혹서기 및 혹한기, 장마 등을 고려하여 달려야 하는 양을 조절한다.)
B. 달리는 양은 운동장 바퀴수를 기준으로 한다. 따라서 한 바퀴의 거리를 측정해야 한다.
C. 학생들은 자율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만큼 달린다(걷기가 아닌 쉬지 않고 달린 바퀴수만 포함). 정해진 기간 동안 달린 거리를 지속적으로 기록하여 최종 달린 양을 합산한다. 단, 정해진 최소한의 양만큼은 달려야 한다.
D. 기준 이상으로 달린 학생들에 대해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최소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연말 시상에서 제외하거나 초과 달성한 경우 결과 포상 등)
나의 제안이 너무 뻔하고 단순하다고 할지 모르겠다. 이미 시행한 학교가 있다는 지적도 맞다. 그럼에도 다시 이야기하는 것은 모든 초등학교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누가 체육업무를 담당하든 할 수 있는 것은 단순하고 쉬워야 한다. 복잡한 것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2.학교스포츠클럽에 대하여
학교스포츠클럽이야말로 독이든 성배이다. 모든 것의 시작은 중등 체육 중심의 학교체육정책에서 비롯되었다. PAPS도 그렇지만 특히 학교스포츠클럽은 철저하게 중등 체육 중심이며 중고등학생(청소년)의 자율성과 자기주도적 활동 능력을 전제로 하고 있기에 초등학교에서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즉, 학교스포츠클럽과 PAPS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미성숙한 정도 만큼을 교사가 채워야 하는데, 초등학교 교사는 모든 것을 해 주어야 한다. 과장된 표현을 빌자면 '똥 눈 아이 뒤까지 닦아주는 식'이다. 체육에 헌신할 수 있는 환경, 물적, 인적 요건이 갖추어져 있다면 모를까 대부분의 초등학교에서는 학교스포츠클럽은 그렇게 운영하기 힘들다.
더군다나 초등학교의 경우 열정적인 체육담당 교사 하나가 빠져나감에 따라 엄청난 공백(충격)이 발생한다. 이렇듯 초등학교에서는 교사 1인의 역량에 학교 스포츠클럽 운영의 양과 질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중고등학교와 같은 양상으로 학교스포츠클럽을 운영할 수 없다. (초등학교와 달리 중고등학교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역량이 담보되는 체육전공 교사가 여럿 있을 수 밖에 없는 구조적 차이를 떠올려보라!) 이미 우리는 열심히 스포츠클럽을 지도하는 교사 한 둘이 전출감에 따라 여러 개의 학교스포츠클럽이 연달아 사라지는 사례를 많이 보았다. 따라서 내용이나 운영 면에서 중등체육과 분명한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학교스포츠클럽 대회는 보편적 교육의 형태가 아니다. 결국 선택받은 아이들의 행사일 뿐이다.
학교스포츠클럽이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에 대해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러나 지금의 초등학교 학교스포츠클럽 운영 방식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교육지원청 내 학교스포츠클럽 대회나 도 내 학교스포츠클럽 대회가 유지되는 한, 학교스포츠클럽의 운영이 결코 모든 학생들을 위한 운영이 되기 힘들 것이다. 대교 대회에 높은 가치를 두는 한 '동아리' 중심이라는 말도 안되는 형태로 '바깥 행사'에 초점을 둔 스포츠클럽, '나가서 이길 수 있는 아이들'만 참여하는 스포츠클럽 운영이 될 수 밖에 없다. 운동부도 아닌, 그렇다고 보편적 스포츠클럽도 아닌 형태를 초등학교에서 유지하는 것이 합당한 것인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나는 교육지원청 대회와 도 대회에서 인상을 쓰며 소리를 지르고 아이들을 겁주는 교사들을 수도 없이 봤다. 그것이 교육적인가? 그러한 지도 방식이 과연 초등학교 교사다운 것인가?
학교스포츠클럽 본연의 가치를 모든 아이들이 누리게 하기 위해서는 교내 리그를 더 강조해야 한다. 특히 담임제로 운영되는 초등학교에서는 학급단위 스포츠클럽이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 밖 대회에 눈을 돌리는 초등학교 체육교사들을 학교 안에 관심을 두도록 유인해야 한다. 뿐만아니라 스포츠에 조예가 없는 사람들-예컨대 여교사들도 충분히 지도할 수 있도록 운영해야 한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교육과정 내의 종목으로 교내리그를 운영하도록 할 수 있다. 각 학교별로 교과서를 선택하게 되어 있어 활동의 차이가 있겠으나 연간계획에 따라 4학년의 영역형 경쟁, 5학년의 필드형 경쟁, 6학년의 네트형 경쟁과 관련된 수많은 종목들이 교과서에 있다. 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여 체육수업시간에 충분히 연습시키고 그 외 시간에 학급간 경기를 운영한다면 충분히 특정 종목에 몰입할 수 있다. 뿐만아니라 학급의 모든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다. 선생님들은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고 아이들은 체육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으로 충분히 즐겁게 스포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이러한 스포츠클럽 운영 방식은 현장 선생님들의 체육수업 정상화와 교내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 선생님들의 학교스포츠클럽에 대한 관심을 증대하는 등 여러 가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내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에서는 6학년은 배구의 변형 게임인 킨볼 리그전을, 5학년은 발야구 리그전을 운영했다. 이전까지만해도 5,6학년은 교육과정과 무관한 축구로 리그전을 했었다. 스포츠클럽 종목을 전국 학교스포츠클럽대회 종목에 맞추기 보다 학교 현실에 맞는 종목, 교육과정 내용과 부합한 종목을 선택하는 것은 여러모로 이롭다.
PAPS, 건강체력교실, 학교스포츠클럽의 가치가 초등학교에서 온전히 실현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상식'을 벗어날 필요가 있다. 객관적으로 비정상적인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을 상식이라고 부를 바에는 그 상식은 없애는 것이 옳다. 학교 관리자와 교육청의 행정가도 변해야 하고, 현장의 체육 담당 교사들도 변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대부분을 차지하는 초등학교 담임선생님들의 의식이 변화가 필요하다. 서류에서 시작해 서류에서 끝나는 초등학교 학교체육을 그대로 두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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