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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에 대하여/체육일반

[한선생의 체육잡설] 체육 수업 팀 나누기, 이렇게 해볼까요?

 

  많은 선생님이 체육 수업에서 팀 나누기에서 어려움을 겪습니다. 팀 나누기가 무엇이냐...팀 편성이나 모둠 나누기, 모둠 편성...여러 이름으로 부를 수 있을 것 같네요. 팀을 어떻게 나누느냐는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경쟁적인 활동에서 균형 잡힌 팀 편성은 학습 경험의 질을 높일 수 있고, 특히 체육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공평함 인식에 영향을 미칩니다. 학생들이 팀 편성으로 인해 갈등하고 부정적인 정서를 경험하면 대체로 그 여파는 교사가 감당하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처음부터 팀을 잘 나누는 것이 중요하죠. 오늘은 팀 편성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경쟁적 활동에서 팀 나누기는 매우 중요하다. 팀 나누기의 중요성은 체육 교과 수업 이외의 여러 교과 수업에도 마찬가지로 체감된다. 팀을 둘이나 셋, 넷으로 나눌 때 팀의 역량(전력)이 비슷하도록 팀별 구성원을 고르게 배정하지 않으면 몇 가지 크고 작은 문제를 겪게 된다.

 

1. 팀 전력의 차이로 인해 학생들이 불공평함을 느낀다.

1.1. 불공평함에 대한 인식으로 체육수업을 하는 교사에게 적대적 감정을 느낀다.

1.1.1. 교사에 대한 적대적 감정은 체육 수업 진행에 대한 비협조적인 태도를 형성하고, 차후의 수업을 어렵게 만든다.

1.2. 불공평함에 대한 인식으로 학생들은 경쟁에 자포자기한 태도로 참여하며 체육에 대한 부정적 정서를 갖게 된다.

1.2.1. 자포자기하는 쪽은 적극적으로 움직임을 탐색하지 않으니 배우는 것이 없으며, 경쟁하는 상대쪽은 과제의 난도가 낮아지니 마찬가지로 특별히 더 배울 수 있는 것이 없어진다.

2. 전력의 눈에 띄는 차이는 학생 상호간의 질을 떨어 뜨린다.

2.1. 경쟁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면 우세한 쪽 학생들은 과제가 너무 쉬워 배우는 것이 적고 방만하게 참여하게 된다.

2.2. 반면 경쟁에 불리한 쪽은 과제가 너무 어려워 배우는 것이 적고 게임을 거의 포기하게 된다.

3. 큰 점수 차이로 한쪽이 승리하고, 그로 인해 학생의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3.1. 승리한 편의 학생이 패배한 편의 학생을 놀리거나 비아냥 거리는 경우가 생긴다.

3.2. 패배한 편의 학생들 중 일부가 패배의 원인을 찾다가 실수한 동료를 지목해 비난하는 경우가 생긴다.

 

  위의 사례는 초등교사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것들로, 초등교사들이 체육 수업에 스트레스를 받고 운동장 나가기를 꺼리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팀을 공정하게 나누는 것 만으로도 위의 문제들이 발생할 가능성이나 문제의 강도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한편, 일부 수업에서는 학생들에게 팀을 구성하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한다. 가장 잘하는(또는 동료들의 능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두 명이 가위바위보를 한 뒤 한 명씩 동료를 데려 가는 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선발의 끝 부분에 겨우 선택되거나 마지막에 남는 한 명의 학생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다(이는 상당히 비교육적이며, 민원 소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아래 포스팅의 6번 항목을 읽어보길 바란다.

https://betterthanever123.tistory.com/137

 

[한선생의 체육잡설] "참 나쁜 체육수업이네요!"(2)

"참 나쁜 체육수업이네요!"(1)에서 계속 http://betterthanever123.tistory.com/136 5. 체력운동을 '삼청교육대 혹은 군기잡기'로 연결짓기 체육수업시간에 똥군기 잡을 필요가 없다. 아이들을 말로 감화시키

betterthanever123.tistory.com

 

비교적 균형잡히고 부정적 정서를 적게 유발하는 팀 나누기 방법은 없을까? 필자의 경우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팀을 나눈다.

 

1. 학급을 두 팀으로 나누기

 

  3단계의 순서로 이루어지며, 복잡한 것처럼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1단계에서는 실력이 비슷한 사람끼리 짝을 짓게 한다.  잘 하는 학생들끼리 일부러 같은 편이 되기 위해 실력을 감추는 경우가 있지만, 아이들의 보는 눈이 있기 때문에 거의 정직하게 짝을 맞추게 된다. 주로 상위 그룹에서 짝을 정직하게 짓는게 중요하고, 하위 그룹으로 갈 수록 게임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적다. 정직하게 실력에 맞게 짝을 짓는지 확인하는 것은 상위권 일부 학생에게 초점을 두면 된다. 30초~1분 정도 소요된다.

 

  2단계에서는 짝으로 마주선 학생들끼리 가위바위보를 하게 하고 이긴쪽과 진쪽이 같은 방향에 서도록 자리를 옮기게 한다. 가령 이긴 사람은 오른쪽 줄에, 진 사람은 왼쪽 줄에 서게 하는 것이다. 30초 이내에 끝난다.

 

  3단계에서는 교사의 판단과 학생들의 판단을 종합해 교사가 팀밸런스를 맞춘다. 이때 1-2위 그룹의 학생은 그대로 두고, 3-4위 그룹을 바꾸게 한다. 그렇게 조치해도 균형이 안 맞으면 5-6위 그룹도 바꾸게 한다. 서열 1위(반에서 제일 잘하는 아이) 학생의 실력이 압도적인 경우 1-2위를 바꿔도 다시 밸런스가 안 맞는 상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주로 3-6위 그룹의 학생을 교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0초~1분 정도 소요된다.

 

  다 합쳐야 3분 이내에 끝나는 과정으로, 적은 시간을 들여 30분에 걸쳐 수고를 조금 덜 수 있는 방법이다. 물론, 이렇게 바꿔도 실제 게임에서 복잡하고 우연적인 사건으로 경기 결과로는 밸런스가 안 맞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학생에게 주지시켜야 한다. 과제 결과의 밸런스가 아니라 과제 수행의 밸런스가 중요함을 강조한다.

 

 

2. 학급을 여러 팀으로 나누기

 

  학급을 여러 팀으로 나누는 경우 교사가 판단한 것과 학생들이 판단한 학생의 수준을 고려해 팀을 짠다. 이때 학생 역량의 순위에 따라 ㄹ자 배치를 활용한다. 학생 중 누가 무엇을 잘하는지는 대체로 학생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서열화하고 배치할 수 있을 것이다.  보통 팀을 여럿으로 나누는 경우에는 팀별 과제 수행의 결과보다는 팀별 과제 진행이 잘 이루어지는지, 산만하게 참여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각 팀에 있을만한 소외되는 학생을 케어할 구성원이 포함되어 있는지 등을 고려한다. 따라서 서열에 따라 팀을 나누되, 최종적으로 교사가 학생들의 인성적 측면을 고려해 팀을 보정한다. 체육수업에서는 운동을 잘 하는 학생은 골고루 한 명씩 꼭 들어가되, 리더쉽이 있고 배려심이 강한 학생을 팀 별로 한 명씩 배정하는 것이 좋다. 특히, 학급에서 소외되고 사회성이 부족해 다른 학생들이 '꺼려 하는' 학생은 운동을 잘 하는 학생과 리더쉽과 배려심이 있는 학생 각 1명씩 꼭 배정할 필요가 있다.

 


 

  팀을 배정하는 데에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경기 결과가 팀을 배정하는 첫 번째 기준이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요. 또한 팀 배정에 최선을 다한다고 해도 결과의 불균형이나 갈등은 얼마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을 학생들에게 잘 인지시키는 것이 팀 나누기보다 더 중요합니다. 모두가 행복하고 성장하는 수업을 위해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 가짐은 어떤 방법론보다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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