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포스팅에서 2026학년도부터 도입될 초등학교 1, 2학년 '신설 통합교과'의 현안에 대해 생각을 주저리주저리 적어봤습니다. 문득 신설 교과에 대한 소개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듯 하여 간단한 글 뭉치 정도는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교육부에서 발표한 '건강한 생활' 교육과정 문서를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며, 이 변화가 단순히 시수(수업 시간) 증가를 넘어선 패러다임의 전환임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꾸준히 교과서 집필진으로 활동하며, 특히 2022 개정 교육과정 3~6학년 체육과 관련해 관여했고 이번에는 새 교과 건강한 생활의 교육과정을 만드는데 직접적으로 연구진으로서 참여한 사람으로...할 말이 참 많지만 그 재미없는 말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할 법한 오해를 토대로 제한적이나마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이번 교육과정 개정에 대해 많은 분이 "결국 아이들 신나게 뛰어놀게 하자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공개된 교육과정 문서를 자세히 읽어보면, 이번 개정의 핵심은 '움직임의 체계적인 발달'에 있습니다.
'지금-여기-우리 삶'을 위한 배움, 그 본질은?
교육과정 설계 개요를 보면, '건강한 생활'과는 "지금-여기-우리 삶을 위한 배움"을 지향하며, 학생이 당면한 삶의 문제에 대응하고 이를 해결하는 '삶의 배움터' 속에서 신체 활동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삶과 연계된 놀이 경험을 통합적으로 조직하여 운영하도록 안내'했다는 부분입니다. 즉, 목적 없는 놀이가 아니라, 학생의 삶 속에서 의미 있는 '체계적이고 의도적인 움직임'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는 평생의 운동 능력을 기르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형성하는 핵심 토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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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기본 움직임 기술'의 체계적 습득
문서의 '내용 체계 및 성취기준' 부분을 보면 이 변화의 구체적인 그림이 보입니다. '활기찬 움직임' 영역의 핵심 아이디어는 "기본 움직임 기술은 활기찬 신체 활동의 기초가 된다"는 것입니다.

교육과정은 기본 움직임을 명확히 다음과 같이 구분합니다.
1.제자리 움직임: 균형 잡기, 구부리기, 회전하기 등
2.걷고 달리는 움직임: 걷기, 달리기, 이어달리기 등
3.뜀뛰는 움직임: 멀리뛰기, 높이뛰기, 넘기, 건너뛰기 등
4.도구를 다루는 움직임: 던지기, 받기, 차기 등
단순한 놀이와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은, 교사가 이러한 '움직임 요소(신체·노력·공간·관계)'를 활용하여 기본 움직임 기술에 다양한 변화를 주고 창의적으로 움직이도록 지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즉, "공처럼 몸을 둥글게 말아 움직여 볼까요?"(신체 요소), "느리게 또는 빠르게 움직여 볼까요?"(노력 요소)와 같은 구체적인 발문을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움직임의 원리를 탐색하게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것은 규칙을 알려주고 학생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사이좋게 열심히 움직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놀이체육과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현장의 고민: 어떻게 '체계적'으로 가르칠 것인가?
문제는 이 '체계적인 지도'가 결코 쉽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교수·학습 방향에서는 단순한 반복 훈련을 지양하고, 인지적 자극을 주는 질문과 신체적 탐구를 통해 학생 스스로 움직임을 찾도록 돕고 있습니다. 또한, 모든 학생에게 평등한 학습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체력 수준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을 강조합니다. 이는 기존의 획일적인 체육 수업 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나, 교사 한 분 한 분이 아동 발달과 움직임 교육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수업을 재구성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게다가 학습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놀이 규칙을 변형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축구와 같은 종목에서는 "수비 시 1m 거리 두기"와 같은 변형된 규칙을 적용해야 합니다. 즉, 움직임 교육에 대한 이해와 체육 수업 과제 개발 소양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새로운 '건강한 생활' 교육과정은 현장 교사들에게 새로운 접근 방식과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수업 운영을 위해서는 이러한 교육과정의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 마련이 필수적입니다.
이런 변화에 선생님들이 적응하는 문제에 관해 당국이 소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에 아쉬움이 듭니다. 저 나름대로 우리 초등교사들이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드리고자 지역단위, 도단위 연수에서 강사로 참여하며 소통하고 있습니다만, 여러 모로 한계를 느낍니다. 그럼에도 좋은 수업을 위해 노력하는 수 많은 선생님들이 계시기에 우리가 가는 길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믿습니다. 저 역시 연수나 컨설팅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곳에 힘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두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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