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순서 (제목을 선택하면 해당 문서로 이동합니다.) 0. 프롤로그 1. 게임 수업이란 무엇인가? 2. 1차 규칙과 2차 규칙 3. 표적형 게임 수업 이해하기 4. 네트형(벽형) 게임 수업 이해하기 5. 필드형(타격형) 게임 수업 이해하기 6. 영역형(침범형) 게임 수업 이해하기 7. 태그형 게임 수업 이해치기 8. 투기형 게임 수업 이해치기 각 포스팅의 내용이 길지 않습니다. 전체 내용을 읽길 추천합니다. |
철학자 버나드 슈츠의 게임 개념은 이해중심게임수업의 선구자들이 체육에서의 게임 개념을 정립하는데 매우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당장 체육 수업에 뭘 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게임이 무엇인지 정의하는 일은 너무 추상적이고 이상적인 것으로 간주될 수 있으나, 게임이 무엇인지 명확히 하는 정의하는 일은 망망대해에 있는 섬에 긴 다리를 놓기 위한 기초 공사를 하는 것과 같이 매우 중요한 일이다. 게임이 무엇인지 분명히 하지 않고서는 교육의 주요 관심사인 교육 목적과 내용, 방법, 평가의 방향을 제시하고 구체화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해중심게임수업을 개발한 초기 연구자들은 슈츠의 게임 개념으로부터 게임의 목적을 상대방에게 도전하여 점수를 얻기 위해 노력하면서 즐거움을 얻는 것으로 보았다. 또 게임의 규칙을 합의된 사항으로써 게임의 목적(승리 조건, 목표)과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단(방법)을 제한하는 것으로 해석하게 하였다. 요컨대 게임이란 규칙 내에서 이루어지는 문제 해결 활동이며, 규칙이란 유희를 추구하기 위해 합의된 목적과 수단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해중심게임수업을 이론화하는 데 공헌한 렌 아몬드는 게임의 규칙을 다음의 두 층위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 1차 규칙(primary rule): 게임을 다른 게임과 다른 것으로 만들어주는 독특한 특성
• 2차 규칙(secondary rule): (게임의 본래 속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게임에 대한 경험과 인식을 고려하여 수정될 수 있는 특성
1차 규칙이라는 개념은 게임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교육과정 문서에서 볼 수 있는 영역형 게임이나 필드형 게임, 네트형 게임이라는 개념과 각 분류 상에 포함된 여러 예시 활동들은 모두 이 1차 규칙에 따라 기존의 종목들을 묶어 놓은 것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 없이 규칙의 두 층위를 처음 보는 독자라면 다소 뜬 구름 잡는 듯한 인상을 받았을 것이다. 아래 표의 내용은 필자의 해석이 덧붙여진 구체적인 내용으로, 이것을 보면 좀 더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1차 규칙 | 2차 규칙 |
▶ 여러 종목의 게임을 비슷한 것끼리 묶었을 때 나타나는 공통점 → 배드민턴, 족구, 배구는 한 개의 공을 서로 주고 받는 가운데 누군가 실수를 하면 점수를 얻는 특성을 가진다.) ▶ 여러 종목을 각각의 하위 문화라고 보았을 때, 각각의 문화들이 가지는 문화의 보편성 → 배구나 세팍타크로, 테니스가 만들어진 배경이 다르지만, 각 종목이 개발된 지역이나 문화권과 관계없이 세 종목은 랠리 중에 상대의 실수를 유발하여 득점을 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특성을 가진다. ▶ 게임의 일반적인 특성이자 게임 수업의 목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세부적인 규칙을 바꾸더라도 절대 바꿔서는 안 되는 핵심적인 속성 → 배구 수업에서 공을 한 번 튀긴 뒤에 리시브하는 것을 허락할 수는 있지만, 영역형 게임(축구나 농구 등)처럼 상대편이 서로 주고 받는 공을 중간에 난입하여 빼앗을 수 있게 한다면 네트형 게임의 핵심적인 속성을 잃게 되므로, 더 이상 네트형 게임 수업이라고 볼 수 없다. |
▶ 여러 종목의 게임을 비슷한 것끼리 묶었을 때 나타나는 차이점 → 배드민턴, 족구, 배구는 득점 규칙과 상호작용 방식은 비슷하지만 경기장이나 공의 규격, 사용하는 도구나 신체가 서로 다르다.) ▶ 여러 종목을 각각의 하위 문화라고 보았을 때, 각각의 문화들이 가지는 문화의 특수성 → 네트를 치고 공을 주고받는 게임은 세계 곳곳에서 개발되었지만, 각 종목이 만들어진 환경이나 역사, 문화적 특성에 따라 사용하는 도구와 그것을 다루는 방법, 규칙에 차이가 있다. ▶ 게임의 부수적인 측면으로, 학생들의 수준이나 교육적 목표를 위해 수정될 수 있는 지엽적인 속성 → 배구 수업에서 학생들이 공을 자유자재로 받는 것이 어렵다면 공을 한 번 바닥에 튀긴 뒤 패스할 수 있게 할 수 있으며, 정식 규격의 배구공을 체공 시간이 긴 가벼운 공으로 바꿀 수도 있다. 배드민턴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헤어핀과 같이 네트 가까이에서 활용하는 기술과 전략에 집중하게 하기 위해 경기장의 폭은 그대로 두고 길이를 줄일 수 있다. |
1차 규칙과 2차 규칙은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고, 실제 수업에 적용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교육과정에서 이 개념이 가장 뚜렷하게 반영된 부분은 '내용'이다. 교육과정의 내용을 보면 1차 규칙에 근거하여 게임을 분류하고 그 기준에 따라 경쟁 영역과 도전 영역의 교육 내용을 선정하고 있다. 이제 우리 교육과정에도 반영되어 있는 게임 유형과 그것을 나누는 기준인 각 유형별 1차 규칙을 살펴볼 차례이다. 이해중심게임수업의 개척자들은 게임을 표적형 게임, 네트형/벽형 게임, 타격형/필드형 게임, 영역형/침범형 게임의 넷으로 분류하였다. 각 게임의 1차 규칙, 즉 각 유형의 공통적인 속성과 예시는 아래와 같다(1차 규칙에 대한 설명은 Hopper의 분류에 따름).
표적형 게임 (target type games) |
1차 규칙 -방해물을 피해 도구를 상대편보다 표적의 중앙에 더 가까이 둠으로써 점수를 얻는다. 관련 종목: 양궁, 다트, 볼링, 컬링, 당구 등 |
네트형/벽형 게임 (net/wall types games) |
1차 규칙 -도구(공)를 상대편이 우리의 구역으로 보내는 것보다 더 많이 상대편의 구역으로 보냄으로써 점수를 얻는다. 관련 종목: 배구, 테니스, 탁구, 족구, 스쿼시 등 |
타격형/필드형 게임 (striking/fielding type games) |
1차 규칙 -공격하는 선수는 경기장 밖으로 공을 쳐내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공격하는 선수는 수비수에게 뜬 공을 잡히지 않거나, 안전한 구역(베이스)에 공보다 먼저 도착해야 한다. -공격수는 안전한 구역 사이를 달림으로써 점수를 얻는다. 관련 종목: 야구, 크리켓 등 |
영역형/침범형 게임 (territory/invasion type games) |
1차 규칙 -공을 가진 선수들이 상대편 영역의 목표지점에 공을 보냄으로써 점수를 얻는다. -선수들은 규칙에서 허용한 물리적 접촉을 통해 상대편 선수들이 득점하려는 것을 막는다. 관련 종목: 축구, 럭비, 농구, 핸드볼, 라크로스 등 |
*야구형 게임이나 축구형 게임, 배구형 게임과 같은 명칭은 체육교육학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부적합한 용어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개념을 사용하는 것은 교과서를 비롯한 여러 매체를 활용하는 현장 교사들과 학생들이 각종 제재(콘텐츠)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렌 아몬드의 규칙 개념은 체육에서의 게임 수업에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어떤 게임을 가르친다는 것이 문화의 보편성과 관련하여 특정 유형이 가진 공통성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네트형 게임을 가르치기 위해 배구나 배드민턴, 족구를 가르칠 수 있지만 수업의 본 목적은 각 종목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네트형 게임의 공통적 속성을 잘 이해하고 게임에 참여하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원래 종목의 규칙을 고집하기 보다는 학생들의 학습 수준에 맞춰 게임을 더 쉽고 간단하게 또는 어렵고 복잡하게 만들어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즉, 게임 수업의 목적은 1차 규칙 속에서 펼쳐지는 공통의 전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둘째, 게임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종목을 선정하는 데에는 기준이 있으며, 그 기준은 상호작용의 방식이라는 점이다.
1차 규칙은 게임의 목적과 게임에서 참여자들이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설명해준다. 이것은 어떤 유형의 게임을 가르칠 때 구체적으로 어떤 종목을 선정할지 결정하는 기준을 제공한다. 그러나 간혹 교사들은 도구의 조작 능력이나 신체의 활용에 초점을 두어 잘못된 선택을 할 때가 있다. 예컨대 발야구와 축구는 발을 이용해 공을 힘껏 차는 동작을 포함하는데, 일부 교사들은 축구를 가르쳐야 할 단원에서 몇 차시 동안 발야구를 다루기도 한다. 발야구는 필드형 게임이고 축구는 영역형 게임이라는 측면에서 두 종목은 기능의 공통점이 있을지언정 전략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종목이다. 따라서 게임 수업에서 과제를 선택할 때에는 상호작용, 전략, 목적 등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게임을 이해하기 위한 게임 개념과 규칙 개념에 대한 설명은 이것으로 마친다. 다음으로 이어질 글에서는 이해중심게임수업의 개발자들이 제안한 전통적인 네 범주의 게임(표적형, 네트형/벽형, 타격형/필드형, 영역형 게임)과 더불어 우리 교육과정에서 활용된 바 있는 태그형 게임, 게임적 속성이 있음에도 아직 게임으로 분류되지 않은 투기형 게임의 기준에 대해 다룰 것이다. 각각의 글은 지금까지의 내용보다 가볍게 훑어볼 수 있는 내용이니 끝까지 관심을 갖고 읽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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