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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에 대하여/학교체육정보

[한선생의 체육잡설] 초등학교 신설교과 '건강한 생활'의 적용에 대한 생각

 

얼마 전에 제가 근무하는 경기도교육청에서 [초등학교 신설교과 적용 방안 연구]와 관련한 교육부 연구학교 공모에 대한 추가 공문이 왔습니다. 연구학교는 교감 승진에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연구학교 과제를 부여한 것이 교육부라면... 물론, 수석교사인 제가 연구학교 점수 같은 것이 필요할 리는 없습니다. 그래도 연구학교를 추진하면서 학교의 분위기도 쇄신하고, 젊은 2~30대 후배들에게 가능성(승진을 할지 말지 정확히 노선을 잡지 않았더라고 일단은 점수를 쥐고 있게 하고 싶은 마음에...)을 남겨주고 싶었습니다. 2025년도에 학교체육관련 장관표창을 받도록 주도했고, 2022개정 교육과정과 새 교과 '건강한 생활' 교육과정을 설계하는데 참여했기 때문에 어렵지 않는 연구학교 과제였습니다. 물론 결과는 실패...교내 구성원 동의율 80%는 쉽지 않더군요. 고경력자들이 포진한 중심지의 거대학교에서 연구학교를 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고 믿는 허황된 인간임을 스스로 깨달을 뿐이었습니다. 어쨌든, 건강한 생활의 설계자(들 중 하나)로서 연구학교에서 과제를 잘 수행되길 바라며 몇 자 적어봅니다.

 

이번 과제는 정확히 '초등학교 신설교과 적용 방안 연구'로 총 3년간 수행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즐거운 생활에서 신체활동을 지도하는 교육과정을 별도로 분리해야 한다는 요구에 따라 '건강한 생활'이라는 교과가 탄생하였는데, 이것을 어떻게 적용할 지에 대한 여러 실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선생님께서 '건강한 생활'의 정체를 잘 모르는 듯 합니다. 또한, 이 연구 과제가 단순히 저학년 놀이나 놀이체육을 하는 것으로 완전히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허다할 듯 싶습니다.

 

 

자료를 보니, 이 사업의 목적은 참 명확합니다. 학생들의 저하된 신체 활동 및 체력을 회복하고, 발달 수준에 적합한 신체 활동 경험 중심의 교육과정을 제공하겠다는 것입니다. 참 반갑고 필요한 방향입니다. 그런데 저는 자료를 보면서 한 가지 '현실적인 고민'이 떠올랐습니다. 어쩌면 지금 이 연구 과제를 맡은 선생님들이 가장 막막해하는 지점일 수도 있겠습니다.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기존 '즐거운 생활' 통합교과를 분석하고 재구성하여 신체활동 및 건강·안전 교육과정을 설계하겠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것들이 있습니다.

포인트 1: 단순한 시간 확보를 넘어선 '질적 변화'
신체 활동 시간이 기존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입니다 (기존 80시간 ▶ 개정 144시간). 하지만 단순히 시수(수업 시간)만 늘린다고 해서 아이들의 신체 역량이 저절로 커지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 시간을 '어떻게' 채우느냐입니다. 단순히 운동장으로 내보내는 것을 넘어, 초등 저학년의 발달 수준에 딱 맞는 교수·학습 모델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즐겁게 참여하면서도 자연스럽게 기초 생활 습관과 안전 의식을 기르는 '경험 중심'의 수업 설계가 핵심이죠. 이것과 관련해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놀이체육을 하는 게 아니라 기본 움직임 기술에 초점을 두는 것인데, 이 개념이 수많은 선생님께 낯설다는 것입니다.

https://betterthanever123.tistory.com/316

포인트 2: '일반화 자료 개발'
연구학교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우수한 운영 사례와 일반화 자료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자료들이 현장에서 정말 '쓸모'가 있느냐는 겁니다. 연구학교 특유의 특별한 환경이나 예산 지원에만 의존하는 모델은 전국 학교에 일반화되기 어렵습니다. 어느 학교에서든 적용 가능한 현실적인 교수법과 자료가 나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초기 기획 단계부터 '현장 적합성'에 대한 깊이 있는 컨설팅과 검증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료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새 교육과정을 정확히 이해하고, 실제로 다양한 콘텐츠를 보고 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 역시 각종 연수를 통해 새 교육과정의 방향을 선생님들께 이해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자료 개발이라는 부분은 연수든 교육이든 움직임 기반의 체육교육에 대해 직접 체험해야만 가능할 것입니다.

성공적인 연구학교 운영을 응원하며...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에서도 연구학교 운영을 위해 업무 담당자 협의회, 현장 컨설팅, 그리고 교원 및 전문가 연수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는 매우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한편으로 과정에서 어떤 전문가와 함께하느냐가 연구의 성패를 가를 수 있습니다(그래서 저희 학교에서 이 사업을 추진 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네요...답을 아는 사람이 학교에 있는데, 왜 이 학교에서는 연구학교를 못하는거니...ㅠㅠ). 이 사업을 잘 해내기 위해서는 '이론'뿐 아니라 '현장'을 아는 전문가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서류상의 교육과정 분석을 넘어, 실제 초등학교 교실과 운동장에서 아이들과 부딪혀본 경험이 있는 전문가의 통찰이 연구학교에는 큰 도움이 됩니다. 교사 연수도 일회성 특강보다는 '맞춤형 워크숍' 형태가 효과적입니다. 선생님들이 직접 수업 모델을 설계하고 시연해보는 과정에서 진짜 실행력이 길러지기 때문입니다. 연구학교 되면 제가 하고 싶었던 걸 이리 적네요...;;;

개인적으로 우리 학교의 후배들과 학교 분위기 쇄신을 위해 도전해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 참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신설 교과 교육과정 개발자로서 연구학교 지정된 학교 선생님들께서 잘 해내시길 응원합니다. 단지 점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저학년 신체활동 교육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주시길 바랍니다. 놀이가 아닌 교육으로 연구 학교 과제 수행을 성공적으로 운영하시길 기원합니다^^